김정문알로에, 지난해 홈쇼핑으로 재미봤지만 올해는 부진방문판매 위주서 홈쇼핑으로 유통채널 전환, 국회의원이 중간서 개입
  • ▲ 김정문알로에 로고ⓒ김정문알로에
    ▲ 김정문알로에 로고ⓒ김정문알로에
    김정문알로에가 국회의원을 통해 'L'홈쇼핑에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방문판매(방판) 전문 브랜드였던 김정문알로에가 홈쇼핑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가운데 현직 국회의원이 'L'홈쇼핑 대표에 청탁한 사실이 본지의 단독 보도로 확인되면서 향후 홈쇼핑 판매에 차질이 예상된다. 

    ◇ 홈쇼핑 대표에 "김정문알로에 친절하게 해달라" 청탁

    5일 본지는 지난 5월 말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모 'L'홈쇼핑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 김정문알로에를 친절하게 대해주라는 청탁을 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연매 김정문알로에 회장과 임직원들은 이달 1일 'L'홈쇼핑 측과 미팅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문알로에 측은 "이날 신제품 입점과 관련한 미팅을 가진 것"이라며 "대가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입김과 막강한 영향력이 'L'홈쇼핑과 김정문알로에의 계약 관계에서 어느 정도 작용했을지 의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강 의원은 제주시에 소속된 인물로 김정문알로에와 관계가 깊다. 지난 2015년 김정문알로에의 제주공장 오픈식에도 참석했다.

    무엇보다 방판 위주의 김정문알로에가 지난해 GS홈쇼핑에 진출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지만, 올해 'L'홈쇼핑에서 론칭한 선케어 제품은 성과가 미진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부진한 판매를 반등시키기 위해 롯데에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정문알로에 관계자는 "여름 시장을 두고 많은 업체들이 선케어 제품을 판매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면 "그나마 김정문알로에는 살아 남았다"고 설명했다. 

    재편성 일정을 잡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김정문알로에는 강 의원에게 청탁해 'L'홈쇼핑을 압박했을 것이란 정황이다.
  • ▲ 김정문알로에 제주농장ⓒ김정문알로에
    ▲ 김정문알로에 제주농장ⓒ김정문알로에
    ◇ 김정문알로에, 홈쇼핑에 사활 거는 까닭은

    김정문알로에는 주요 유통망이던 방판이 위축되고 기존 소비자들이 이탈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정문알로에의 매출을 최근 3년간 살펴보면 2015년 212억원에서 2016년 177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88억원으로 10%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5년 3913만원에서 2016년 3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는 1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정문알로에의 실적개선 배경에는 홈쇼핑 진출이 큰 역할을 했다.

    김정문알로에는 지난해 11월 GS홈쇼핑에 진출해 10회 방송으로 30억원의 자체 매출을 거뒀다. 청탁 의혹이 제기된 'L'홈쇼핑에서도 지난 3월 론칭, 2개월(8회 방송)만에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김정문알로에의 지난해 연매출(188억원)을 감안하면 홈쇼핑 매출 비중이 전체의 25%가 넘는 핵심 유통망으로 단숨에 떠오른 것.

    업계 관계자는 "김정문알로에가 홈쇼핑을 통해 단기간 내 확실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며 "김정문알로에의 브랜드 인지도로만 이뤄낸 성과인지, 입점 과정이나 방송 과정에서 부정 청탁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나 혜택이 있었는지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쇼핑에 입점하고 싶어하는 수백만개 중소기업들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만약 어떠한 경우에라도 부정 청탁이 김정문알로에의 입점과 방송 등에 영향력을 미쳤다면 큰 파장이 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중소기업은 약 300만개 이상으로 이 중 국내 홈쇼핑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는 0.1% 수준에 불과하다. 
  • ▲ 롯데홈쇼핑 '김정문알로에' 큐어 선스틱 방송 장면. ⓒ롯데홈쇼핑
    ▲ 롯데홈쇼핑 '김정문알로에' 큐어 선스틱 방송 장면. ⓒ롯데홈쇼핑
    ◇불똥 튄' L'홈쇼핑, 재승인 한달여만에 구설

    지난달 가까스로 홈쇼핑 사업 재승인권을 따낸 'L'홈쇼핑이 부정 청탁 의혹에 휘말렸다.

    'L'홈쇼핑은 지난 2014년 전 대표이사가 납품업체 비리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의혹으로 다시 한 번 투명성에 금이 갈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청탁과 관련해 'L'홈쇼핑 측은 김정문알로에와 관련해 어떠한 지시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L'홈쇼핑에 따르면 김정문알로에는 총 8회 방송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 주문 22억원, 종합달성율 90%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것이다. 종합달성율은 취급고와 주문금액, 실제이익 등을 모두 감안해 영업성과를 따지는 수치이다.

    목표치 100%를 채운 것은 아니지만 다른 유사 상품군 종합달성율이 50~70%임을 감안하면 김정문알로에가 유일하게 호실적을 냈다는 것이 'L'홈쇼핑 측 설명이다.

    김정문알로에 방송은 주말과 평일에 나눠 총 8회 방송됐으면, 편성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골고루 분포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홈쇼핑의 프라임 시간대는 오전 10~12시, 오후 10~12시 사이인데 김정문알로에는 8회 중 3회가 프라임시간 편성을 배정받았다.

    'L'홈쇼핑 관계자는 "김정문알로에는 우리 쪽에서 먼저 러브콜을 보낸 업체다. 뷰티가 약했기 때문에 입점을 추진했고 현재 판매하고 있는 선뷰티 상품군 중 김정문알로에 성적이 가장 좋다"며 "부정 청탁을 받거나 김정문알로에 측에 어떠한 혜택이나 편의를 봐 준 사실은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보낸 청탁일 뿐이고 이와 관련해 대표이사나 임원 등 윗선으로부터 어떠한 관련 지시도 받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무자 선에서의 부정 청탁이나 입점은 현재 프로세스로는 대부분의 홈쇼핑 업체에서 거의 불가능하지만 대표이사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전했다.

    이어 "윗선에서 강한 입김을 발휘하면 아무리 강력한 프로세스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업부서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는 없게 된다"며 "국회의원이 'L'홈쇼핑 대표에게 청탁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입점 과정이나 방송 편성에 있어 불공정 거래나 혜택은 없었는지 등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