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입보험료 내 원리금퇴직연금 비중 높을수록 자본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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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말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제도 변경으로 원리금 퇴직연금 리스크가 건전성지표에 반영되면서 계열사 물량을 통해 외형을 확대해 온 현대라이프 등 중소형사는 부담이 커지게 됐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새 국제회계 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 도입에 앞서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한 위험액을 지급여력비율(RBC)을 산정 하는 요소인 요구자본에 반영한다. 이달 말 요구자본 증가액을 35% 반영한 뒤 내년 6월에 70%, 2020년 100%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건전성지표인 RBC비율은 보험사의 리스크량인 요구자본을 산정해 이에 상응하는 가용자본을 쌓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회사에 내재된 각종 위험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을 보는 금액인 요구자본이 커질수록 RBC비율은 낮아지게 된다. 

    퇴직연금은 운용 방식에 따라 원리금보장, 비원리금보장으로 구분하는데 그동안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은 운용손실이 주주지분에서 전액 보전됨에도 퇴직연금 특별계정 자산에 대해 운영위험액(수입보험료의 1%)만을 산출해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은 금융기관이 지급액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에 관련 리스크를 반영키로 했다”며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보험사일수록 자본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사 12곳, 손보사 6곳이 퇴직연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현재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퇴직연금 상품의 99%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이다.

    감독 당국에서는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중소형사일수록 리스크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계열사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퇴직연금 규모를 확대한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보험료 수입은 총 3조272억원으로 전체 수입보험료 (4조7496억원)의 74.5%에 달했다. 

    현대라이프는 96%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인데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대라이프의 RBC비율은 158%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겨우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라이프는 계열사 이외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비원리금보장형 상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퇴직연금 물량의 99.8%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올해 3월 말 기준 RBC비율이 163.68%를 기록했다. 롯데손보가 퇴직연금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말 제도변경에 따른 RBC비율 감소폭은 23.1%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비중이 높고 RBC비율이 낮은 보험사들이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이들을 중심으로 상시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및 신용등급 등에 따라 RBC비율 하락폭은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계열사 이외 비원리금보장형 상품 물량을 늘리거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당국에서는 상품 리스크 뿐만 아니라 금리리스크 등의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보험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