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시장지수에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가 편입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최대 8조원 가량의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MSCI는 두 국가를 신흥시장으로 분류해 내년 중반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신흥시장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것이지만 아르헨티나는 10년 만에 신흥시장지수에 복귀하게 됐다.
MSCI는 사우디 정부의 민영화 노력으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신흥시장지수에서 사우디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SCI가 발표하는 각종 지수는 14조 달러에 이르는 투자펀드들이 추종하고 있어 각국 증시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MSCI의 상향 조정은 해당 국가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동 지역의 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는 향후 2년간 300억∼450억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사우디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사우디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 악재가 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최대 8조원 가량의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승희 연구원은 "사우디의 편입 비중이 2.6%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비중은 14.96%로 기존보다 0.40%포인트 줄어든다"며 "금액으로는 최대 8조3600억원의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사우디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시점이 내년 5월이라는 점에서 이런 기계적인 자금 이탈은 내년에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도 사우디 등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갈 외국인 자금 규모를 7조9000억원으로 예측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사우디의 편입으로 약 6조6천억원의 패시브 자금 유출이 가능하고 아르헨티나의 편입으로 1조3000억원이 유출될 것"이라며 "이는 중국 A주가 MSCI에 편입될 때보다 더 큰 충격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종목별로는 MSCI 신흥시장 지수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이 3.75%에서 3.63%로 0.1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9300억원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했다.
이밖에 SK하이닉스(3800억원), 삼성전자우(2900억원), 셀트리온(2400억원) 등도 MSCI 신흥시장 지수 비중 조정에 따라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