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승기…관세정책에 국내 증시 부담11월 계절적 요인·상승재료에 코스피 연말 반등 전망도대선 불확실성은 해소…11월 FOMC 파월 발언 '촉각'
  •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241106 AP/뉴시스. ⓒ뉴시스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대선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241106 AP/뉴시스. ⓒ뉴시스
    미국 대통령선거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국내 증시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관세 강화 등 수출 둔화 우려 확대로 국내 주식시장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크다. 다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연말까지 증시가 결국 반등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의 눈은 대선 일정과 맞물려 시작된 11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향한다. 

    ◆돌아온 트럼프, 국내 증시에는 악재…업종별 희비 '뚜렷'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각) 최소 선거인단 수(270명)를 확보하고 자택 소재지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승리 선언 연설을 했다. 

    국내 시각 7일 7시 기준 대통령 선거인단 수는 공화당 후보 트럼프 292명,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224명으로 집계됐다. 미 대통령선거는 선거인단 전체 538명 중 270명을 확보한 후보가 대선 승자가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하고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간밤 뉴욕증시에서 3대지수는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4만3729.93으로 3.57%나 뛰었다. 특히 다우는 이날에만 1500포인트 이상 치솟았는데, 이 지수가 하루에 1000포인트 이상 오른 건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5929.04로 2.5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1만8983.47로 2.95% 급등했다.

    트럼프 재집권 소식에 뉴욕증시는 급등세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단기 충격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미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전반에 내세운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대만처럼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편 관세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관련 이슈가 부각될 때 마다 한국 주식시장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던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단기간 증시가 출렁일 수 있지만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한 후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이익추정치 하향 폭 둔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인한 투자 심리 개선과 거래량 회복을 통해 연말까지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단 분석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성의 경우 2000년 이후 코스피, 코스닥 월별 평균 수익률 봤을 때 9월, 10월이 가장 부진하고 11월에 반등하는 패턴이다. 확률적으로 대선에 대한 당장의 우려보다는 11월 계절성 및 상승 재료에 주목할 공산이 더 크다"고 밝혔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재집권 시 수혜 예상 자산에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 가속화로 업종별 수혜 강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에너지, 방산, 금융, 우주항공 등이 수혜주로 꼽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전망에 따라 2차전지 등 친환경 밸류체인 전반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등을 강조해왔던 만큼  관세 부과에 따른 우려가 발생한 자동차, 철강 섹터를 비롯해 외교 영향이 큰 반도체 산업 역시 불확실성에 노출될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 코스피 영업이익은 2018년 197조원에서 2019년 137조원으로 -30.6% 감소했다"며 "당시 관세와 글로벌 경기 및 반도체 업황 후퇴까지 겹쳤다"고 밝혔다.

    ◆대선 불확실성은 해소, 11월 FOMC에 '촉각'

    지난 6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한 FOMC 회의 결과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다양한 정책들을 예고하고 있어 그동안 안정을 찾던 인플레이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BO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이 7일 FOMC 회의를 마치면서 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99.3%로 보고 있다. 동결 전망은 사라졌고, 0.5%포인트 낮은 4.25~4.50%로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 새롭게 나타났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금리인하 사이클이 확실시될 경우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이어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시장 참여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인 12월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이보다는 9~10월 비농업 고용, 9월 CPI 등 지난 9월 FOMC 이후 고용과 물가 데이터를 입수한 파월의장이 기자회견이 중요할 것"이라면서 "향후 경기 전망, 금리인하 경로, 중립금리 레벨 등과 관련한 스탠스 변화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