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르 프로젝트 이후 43개월째 해양플랜트 신규수주 ‘전무’강환구 사장 ‘고정비 감소’ 언급, 추가 인력조정 불가피
  • ▲ 현대중공업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악몽이 현실화됐다. 일감부족으로 1983년 4월 해양공장이 별도 준공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이 중단된다.

    22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해양야드 가동 일시중단을 알렸다.

    강 사장은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다음달 출항하면 해양야드에는 더 이상 작업량이 남아있지 않다”며 “불가피하게 해양야드는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가동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스르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43개월째 해양플랜트 일감이 끊긴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야드의 가동중단을 막기 위해 최근까지 다수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했다. 일감확보를 위해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하며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높은 원가 부담과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밀려 수주전에서 번번히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발주처와의 돈독한 관계로 수주를 기대했던 토르투 프로젝트도 중국 업체에 밀려 일감을 빼앗겼다.

    강환구 사장은 해양야드 가동중단에 따라 조직개편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해양사업부문은 나스르 프로젝트의 설치 마무리와 A/S 등 잔여공사를 담당할 조직과 향후 있을 수주에 대비한 지원조직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기타 조직은 통폐합된다. 신규일감을 수주해도 설계 과정 등 착공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최소 1년이라는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강환구 사장은 “현재 고정비로는 발주물량이 나와도 사실상 수주를 하기가 쉽지 않다”며 “무책임한 투쟁구호는 상황에 맞지 않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고정비를 줄여 낮은 인건비로 공격해오는 중국과 싱가포르 업체에 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환구 사장의 ‘고정비 감소’ 언급은 노동조합에 임금동결과 희망퇴직 등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다. 하지만 양측은 임금부문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신청을 하는 등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임직원의 고임금으로 수주전에 실패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꾸준히 해양플랜트를 수주하고 있다. 회사가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