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 서약’ 캠페인, 그랑프리 3개 석권22일 폐막... 제일기획 등 수상작 ‘공익’이 대세
  • 지난 22일 막을 내린 2018 칸 라이언즈 (6월18일~22일)의 주인공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팔라우 서약 (Palau Pledge)’ 환경 캠페인이다. 

    앨 고어, 디카프리오 등 유명인사들을 앞세워 20여만명의 서약을 받아낸 아이디어의 핵심은 여권. 팔라우 입국자들은 여권에 팔라우 서약(Palau Pledge) 스탬프를 찍고 출입국 관리자 앞에서 서명을 해야만 입국이 가능하게 했다. 

    '다이렉트 (Direct)' 부문에 이어 사회적 임팩트에 기여한 캠페인에 수여하는 '지속가능한 성장목표 (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부문과 산업계와 사회 전반에 새로운 원칙과 기준을 제시할 정도의 혁신적 성과를 보인 결과물을 선별하는 '티타니움 (Titanium)' 부문 등 3개 그랑프리를 석권했다. 사회적 영향력, 실제적 효과, 인류 사회에 기여한 공로 등이 칸 라이언즈의 2018년 키워드임을 보여준 것이다.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로 ‘쓰레기섬 (Trash Isles'도 비슷한 아이디어. 세계 각 곳의 바다에 각종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된 캠페인으로서, 가상으로 존재하는 국가인 'Trash Isles'을 만들어 유엔에 등재한 후 국가에 필수적인 화폐, 시민, 각종 법령과 원칙들을 인터넷으로 모집-발급하여 쓰레기섬 국민들을 모았다. 


  • 이노베이션 부문 그랑프리를 받은 콜롬비아의 ‘나의 전용선(My Line)’ 캠페인도 사회공헌 스토리다. 2G 서비스의 피처폰이 주를 이루고 있는 콜롬비아에서 콜롬비아 정부 통신기술부(Ministry of Communications & Technology)는 기존의 피처폰을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6000913’ 검색서비스가 그것이다. 이 숫자는 검색 엔진 구글의 철자 ‘google’에 ‘o’를 하나 추가해 구글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전화번호이다. 자신의 전화기로 ‘6000913’에 전화를 걸어 인터넷 검색을 하듯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음성인식을 바탕으로 구글 검색이 이루어지고, 다시 검색을 통해 찾은 내용이 즉각 음성으로 들리는 것이다.

    의약(Pharma)부분에서 그랑프리 없이 금상을 받은  ‘Blink To Talk’도 중증 마비환자들을 위한 책자다. 인도의 의료지원 비영리 단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책자는 “마비 환자들 에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선물했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크리에이티브 효과 (Creative Effectiveness) 부문에서도 예상대로 공익 캠페인을 높이 샀다. 인도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분필에 청결 및 위생에 필수적인 성분을 포함하여 생산, 인도 각지의 학교에 전파했던 "Savlon Healthy Hands Chalk Sticks" 캠페인이 그랑프리. 분필 사용 후 손을 철저히 씻지 않은 상태에서 밥을 먹는 문화가 익숙한 아이들에게, 위생과 질병 예방 개념을 전파하기 위해 기획된 Savlon 브랜드의 캠페인이다. 

    성평등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노력을 평가하는 'Glass' 부문에서는 생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고자 기획된 'BloodNormal' 캠페인이 그랑프리를 안았다. 

    다소 공익적인 주제가 유리한 헬스(Health & Wellness)부문 그랑프리도 장기기증 캠페인에 돌아갔다. 
    ‘당신의 마음(Heart)을 주세요’라는 48분짜리 단편영화 ‘코라존(Corazόn=스페인어로 ’심장‘)’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출발점이다. 

    누구나 즐기고 좋아하는 영화. 유명배우가 나온다면 더 즐기고 더 좋아하는 영화. 이런 영화를 시작으로 코라존은 영화 웹사이트는 물론 뉴욕 타임스퀘어에 쌍방향 전광판광고를 운영, 휴대전화를 통해 즉각적인 장기기증등록을 가능토록 했다. 스타 파워를 이용한 통합캠페인이다. 

    프로덕트 디자인 영역에서도 공익 돌풍이 이어졌다. 콜럼비아의 KINGO사는 여전히 에너지의 혜택을 자유롭게 누리지 못하는 지역의 사람들에게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태양열에 의해 생산된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성과로 그랑프리를 받았다.

    라디오 부문 그랑프리도 남아프리카 오길비 케이프타운이 제작한 여성 인권을 위한 캠페인  ‘변화를 위한 축구 응원가’(Soccer Song For Change)가 차지했다. 

    대한한국 크리에이티비티도 사회 공헌과 인류애의 주제에 집중을 했다.  

    제일기획이 만든 서울시의 ‘피카부(Peek-A-Boo, 까꿍)마스크’ 캠페인 (아웃도어 부문 동상)은 미세먼지에도 마스크 쓰기를 꺼려하는 어린이들에게 입김의 온도에 따라 마스크에 인쇄된 그림이 변하게 하는 재미를 더해 자연스럽게 마스크 착용을 유도한 것이다.

    이노션이 만든 현대자동차의 ‘재잘재잘 스쿨버스( PR부문 동상)’는 ‘스케치북 윈도우’라는 기술을 통학버스 창문에 적용, 청각장애특수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에게 통학버스 안에서 유리창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서로 소통하고 즐거워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헬쓰와 PR 2개 부문에서 금상을 받은 서비스플랜 (Serviceplan 독일-한국 공동)의 DOT MINI도 시각 장애인이 전자책과 모바일 문자 등을 하나의 휴대 기기로 다룰 수 있게 한 획기적인 통합 컨버터로 주목 받았다.  

    P&G는 단일 회사 다른 브랜드로 필름 부문 공동 그랑프리 독식했다. 세탁세제 타이드(Tide)는 하이재킹 TV광고로 미국의 유명배우 데이비드 하버(David Harbour)를 주인공으로 이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올드 스파이스 광고들을  잇달아 패러디했다 올 초 수퍼볼 결승전 생중계 때 티저 스타일로 공개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공동 그랑프리도 P&G의 "My Black is Beautiful" 캠페인.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제고 등 인권 관련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버드와이저 정도 되는 회사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제품과 함께 등장한 록스타들의 사진을 모두 라이센스 비용을 주면서 쓸 수는 없었다. 브라질의 버드와이저는 이런 사진들을 돈 안들이고 사용할 방법을 찾아냈다. 인쇄매체광고에서 구글(Google) 검색을 유도한 것.
  • 잡지광고에 ‘1967 Monterey Audience Budweiser’라고만 쓰고 이를 본 독자가 구글 검색하면 버드와이저 캔을 들고 있는 롤링스톤즈(Rolling Stones)의 브라이언 존스(Brian Jones) 사진이 나오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다른 매체로 가라는 이 인쇄매체 광고가 칸 라이언즈 인쇄출판(Print & Publishing)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아웃도어 부문 그랑프리는 미국 시사 프로그램 The Daily Show의 '트럼프의 트위터 도서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그 동안 트위터를 통해 전달한 모든 정보들을 극화하여 오프라인 공간에 집약해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모바일 부문은 브라질의 일명 '부패 탐지기' 앱이 그랑프리를 받았다.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들의 과거는 더더욱 알 길이 없는 각종 선거. 실물로 만났을 때는 물론 TV화면에 나왔을 때, 신문 등 각종 인쇄물에 등장했을 때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안면인식을 통해 후보의 과거 부패 경력들이 뜨는 검증용 어플리케이션이다.

    1959년 전설의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가 신던 미국 사이즈 13의 권투신발. ‘만약 이 신발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절대 이야기를 멈추는 법이 없을 것이다’라는 헤드라인을 시작으로 풀어나가는 신발 주인의 때론 험난했고 때론 영광으로 가득했던 인생 이야기들. 단순한 신발을 신발 이상의 위대한 발걸음으로 풀어나가는 구두약 키위(Kiwi) 인쇄 광고가 산업 크래프트(Industry Craft)부문 그랑프리로 선정됐다. 

    2018 칸 라이언즈에선 그간 참여가 미미했던 애플의 강세가 눈에 띈다. 애플이 만든 음성인식 기기 (홈 어시스턴트)  '홈팟' 캠페인이  엔터테인먼트 뮤직 부문 그랑프리를, "Today at Apple" 이라는 제목으로 세계 30여 개국의 애플스토어에서 진행된 이벤트가 ‘브랜드경험 (Brand Experience)’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선 네덜란드의 방송국 KPN이 기획한 전후 세대를 위한 전쟁이야기 'Evert_45'가 그랑프리를 받았고, 뮤직비디오 그랑프리는 세계적 래퍼 제이지 (JAY-Z)의  ‘SMILE’에게 돌아갔다. 

    '독창적인 e커머스' 부문에선 소비자들을 마케터로 활용하여 브랜드와 실제 소비자들이 진정한 '윈윈' 관계를 맺도록 기획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XBOX 디자인랩' 캠페인이 그랑프리로 선정되었다.
     
    디지털 크래프트 부문은 미국 Vicom과 Isoba 가 제작한 음악 VR ‘AERONAUT VR’이, 필름 크래프트 부문은 국제적십자가 의뢰한 스페인의 ‘HOPE'가 받았다.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Creative Data Lions) 부문에선 존 에프 케네디 (John F. Kennedy)의 연설과 전화 통화 등 그의 목소리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분해하고 재조합하여 제 3의 걸출한 연설문으로 재구성한 타임지의 프로젝트가 그랑프리의 영광을 안았다

    26개 부문 3만2천여점이 출품된 2018년 칸 라이언즈에서 제일기획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유정근)는 2018년 제65회 칸 라이언즈에서 금상 1개, 은상 2개, 동상 7개 등 총 10개상을 수상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네덜란드 대표팀의 훈련복에 5개의 센서를 부착해 훈련 상황을 앱으로 관리한 삼성 스마트 슈트 캠페인(제일기획 베네룩스 법인)이 모바일 부문 금상 1개와 동상 1개를, 제일기획 인도법인이 제작한 ‘삼성 기술 학교(Samsung Technical School)’가 양성평등에 기여한 캠페인에 수여하는 글래스(Glass)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아웃도어 은상을 받은 갤럭시S9 ‘파쿠르 스크린(Parkour Screens. 제일기획 스페인 법인)’은 장애물을 활용해 이동하는 ‘파쿠르’ 퍼포먼스를 초고속 촬영하고 이를 스페인 마드리드 까야오 광장 건물들에 설치된 9개의 대형 연동 스크린에서 상영해 영상 속 모델들이 건물 사이를 넘나드는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프랑스 칸= 양웅 동서대 교수-유현재 서강대 교수-이성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