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중 부회장 해임안, 찬성률 96%로 가결경총, 전형위원회 통해 차기 상임부회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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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송영중 상임부회장을 해임했다. 상임부회장이 경질된 것은 경총 설립 48년 만에 처음이다.경총은 3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어 송영중 부회장에 대한 임원 임면안(해임안)을 논의했다.이날 임시총회에는 전체 회원 407명 중 참석 63명과 위임 170명 등 233명이 참여해 개회 정족수인 204명 이상을 충족했다. 송 부회장의 해임안은 233명 중 224명(약 9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송 부회장은 이날 임시총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경총은 송영중 부회장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회원사 기대에 부응하고 경제단체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선택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임안 상정 배경을 밝혔다.경총은 송 부회장의 해임 사유로 ▲직원 간 분열 조장 ▲사무국 파행 운영 ▲경제단체 정체성에 반하는 행위 ▲손경식 회장 업무지시 불시행 ▲경총 신뢰 및 이미지 실추 등을 꼽았다.손경식 회장은 임시총회에서 “최근 경총 사무국 문제로 회원사에 심려를 끼친 것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혼란을 빠르게 봉합하는 동시에 경총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송영중 부회장은 지난 4월 경총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노동부 근로기준국장과 산업안전국장, 고용정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로 인해 재계에서는 노동부 관료 출신인 송 부회장이 경총 부회장에 선임되는 것에 크게 반발했다. 경제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경총의 목적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재계의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송영중 부회장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편 논의를 국회가 아닌 최저임금위원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 대신 경제계의 입장을 피력하면서, 경총 회원사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재계의 날선 비판에 송 부회장은 즉각 기존 입장을 번복했지만, 이로 인해 경총 사무국의 ‘내홍’이 시작됐다.송 부회장은 내홍이 시작되자 재택근무에 나서는 등 경총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 또 언론 등을 통해 경총 사무국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등의 분쟁을 일으켰다.송 부회장의 도를 넘은 움직임에 경총은 지난달 15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자진사퇴를 기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송 부회장이 경총의 직무정치 조치 등에도 사퇴하지 않았고, 지난 2일 경총 회원사에 손경식 회장의 책임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발송해 경총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경총은 송영중 부회장의 해임으로 차기 부회장 선임을 전형위원회에 위임한다고 밝혔다. 전형위는 이날 임시총회가 끝난 후 곧바로 회의를 열고 차기 부회장 선임을 위한 1차 회의를 시작했다. 전형위는 손경식 경총 회장과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백우석 OCI 부회장,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등 8명으로 구성됐다.이상철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임시총회에서 상임부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임부회장 선임 권한을 위임하기로 의결했다”며 “회원사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차기 부회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말했다.재계 안팎에서는 송영중 부회장이 임시총회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법적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부회장은 앞서 본인을 해임할 경우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경총 관계자는 “송영중 부회장이 경총을 향해 법적대응에 나선다면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경총 측에서 송 부회장에게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한편,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날 임시주총 시작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최근 논란이 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아무 문제도 없다”고 답했다. 경총은 정상적으로 회계처리가 됐지만, 보고가 누락된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