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가 상승, 실적 악영향… 추가 인상 부담감에 하반기 선박 예정원가 19%↑현대重, 수익성 위주 영업전략과 연구개발 투자로 흑자전환 총력
  • ▲ 현대중공업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FPSO).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수익성 위주 영업전략 등으로 영업손실을 극복할 계획이지만, 일감부족과 파업 등의 이중고로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현대중공업은 23일 진행된 2018년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연결기준 매출액 3조1244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했고, 지난해 2분기 1484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손실로 전환됐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6.4% 줄었고, 영업손실은 5.6% 늘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따른 공사손실 충당금 환입과 선가상승에도 일회성 비용인 희망퇴직 위로금 지급과 강재가 상승 등으로 적자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총 661억원을 지급했다. ▲조선 261억원 ▲해양 201억원 ▲엔진 78억원 ▲플랜트 69억원 ▲기타 52억원 등이다. 아울러 해외법인 매각과정에서 69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콘퍼런스콜에서 강재가 인상에 따른 예상원가 상승분을 발표했다.

    김정용 현대중공업 IR팀 차장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에는 9% 인상된 가격이 예정원가에 반영됐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강재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19% 인상을 예정원가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일감부족으로 시름하는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향후 계획도 내놨다. 동남아시아와 북미 지역의 선주와 부유식 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계약을 협의 중이라는 것.

    정도현 현대중공업 영업본부 부장은 콘퍼런스콜에서 “동남아시아 선주와는 고정식 플랫폼을, 북미 지역 석유회사와는 부유식 생산설비에 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두 프로젝트 모두 올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원자재가 상승과 일감부족 등 어려운 업황에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또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선주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흑자전환 노력은 일감부족과 노조의 전면파업 등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일감부족으로 1983년 해양공장이 준공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을 중단한다. 해당 사업부문은 이달 말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주한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출항하면 일감이 없다.

    현대중공업은 해양야드 가동중단에 따라 해당 사업부문의 임원 3분의 1을 감축했다. 또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해양플랜트 부문 직원들의 대대적인 감원도 예고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저임금을 무기로 수주전에 나서는 경쟁업체들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인건비 등 고정비 감소가 필수요건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노조는 인력감축 등에 반대하며 전면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3일까지 전면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해양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19일 열린 제20차 교섭에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수정안을 노조에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이 일감부족으로 인한 경영위기 이후 무급휴직을 노조에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측의 수정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양공장에 조선사업부문에서 남는 물량 일부를 배정해 유휴인력을 최소화하고, 남는 인력은 유급휴직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는 동안 생산차질 등으로 빚어진 피해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1일 평균 83억원의 매출손실과 공정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선주와 약속한 인도일을 맞추지 못하면 하루 10억원의 지체보상금도 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치로 132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 중 현재까지 약 60%에 달하는 78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파업으로 나머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에서 한발 물러난 수정안을 제안한 만큼 노조가 수용해주기를 바란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빠른 합의점 도출로 선박 생산과 일감수주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전했다.

    한편, 그룹사인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는 오는 24일, 현대중공업지주는 25일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