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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때문에 무인 주문기 도입을 검토 중이에요. 초기 투자 비용은 다소 부담되지만, 인건비는 매년 증가하니 장기적으로 보면 기기를 도입하는 게 손실이 덜할 것 같거든요." 노원구에 위치한 음식점 사장 김 모씨.
"지난해와 올해 최저임금 인상 소식을 듣고 무인 주문기를 도입했습니다. 매년 늘어나는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관악구에 위치한 음식점 사장 장 모씨.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된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 확정되면서 편의점은 물론 일반 음식점들까지 무인 계산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무인 계산기를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영업을 지속하는데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관악구, 노원구, 중구, 광진구 일대의 음식점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총 40곳의 음식점 중 무인기를 도입한 곳은 15곳 정도였다. 이 중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무인기를 도입한 곳은 14개였으며, 인건비 부담이 기기 도입에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한 점포도 12곳에 달했다.
1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한 관악구 신림동이나 광진구 건대입구 근처에는 무인 주문기를 도입한 점포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악구에서 밥집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기존에는 2명이 요리를 하고 1명이 카운터, 나머지 1명이 고객들의 주문을 받았는데 현재는 주문받는 직원 없이 3명만 일하고 있어요"라며 "무인 주문기에서 결제도 이뤄지니 사실상 주방에 3명이 있는 것과 같아요. 인건비가 부담이 돼 지난해 10월쯤 기기를 도입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광진구에 위치한 한 밥집 사장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고 기기 사용법도 어렵지 않다고 해서 무인기를 도입했어"라며 "최저임금도 인상된 마당에 야간 인력까지 쓰면 장사하기 어려워. 고객들이 무인기에서 주문·결제하고 나는 음식을 만드는 방법으로 운영해야 그나마 마진이 남아"라고 무인 주문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무인기를 도입하지 않은 점포들 역시 향후 최저임금 인상 폭 등을 고려해 무인 계산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곳도 있었다.
노원구에 위치한 한 식당 주인은 "최저임금이 오르나 안 오르나 버는 돈은 똑같은데 인건비만 늘고 있으니 답답해요"라며 "고객들이 사용법만 금방 숙지할 수 있는 기기라면 무인기 도입하는 것도 방법인 것 같네요"라고 무인기 도입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
편의점들 역시 이러한 취지를 고려해 최근 무인 계산기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전까지 신규 점포를 대상으로 한 완전 무인 편의점이 고려 대상이었다면, 현재는 기존 점포에 적은 비용만 투자해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CU의 경우 모바일 기반의 셀프 결제 앱(App) 'CU Buy-Self(이하 CU 바이셀프)'를 개발한 상태다.
'CU 바이셀프'는 스마트폰 하나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쇼핑 애플리케이션으로 기존 점포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도입이 가능하다.
현재 해당 기술이 적용된 점포는 직영점 1곳과 가맹점 1곳으로 가맹점에 무인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업계 최초다.
이마트24도 오피스 내 위치한 총 6곳의 매장에서 매장 내에 위치한 셀프 계산대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GS25도 올해 안에 완전 무인 편의점이 아닌 기존 점주들의 수익성 보존 측면에서 무인 계산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내부에서 테스트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식당과 편의점에서 본격적인 무인 장비가 보급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文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소득주도 성장이 현장 종사자들에게 아직 영향이 미미하고 인건비 부담만 가중되는 추세여서 무인기 도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당초 4차 산업혁명으로 이야기하던 완전 무인 점포가 아닌 인건비 절감을 위한 기기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