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폐지로 가닥…매기 확산 기대큰손 고객 문의 속속…지점 분위기도 '숨통'개인 비중 높은 코스닥 수급 확산 예상…일각선 영향 제한적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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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국내 주식시장 상승의 발목 잡는 원흉처럼 인식됐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폐지로 가닥이 났다. 하반기 내내 증시 악재로 여겨졌던 금투세 불확실성에 증시 매기가 사라졌던 가운데 이를 계기로 수급 변화의 변곡점이 될지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높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3% 오른 2588.97에 거래를 마감,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43% 급등한 754.08에 장을 마쳤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지난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정부 정책을 가지고 야당을 공격하는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문제였다"며 "금투세를 유예하거나 개선해 시행한다고 하면 끊임 없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 같다"며 유예가 아닌 폐지 결론을 내린 이유를 부연했다.

    다만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미국 대선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코스피는 5일 오전 10시30분 현재 0.67%, 코스닥은 0.24% 하락 중이다. 

    ◆野 시간 끄는 사이 집 나간 큰 손…다시 돌아올까

    금투세 불확실성은 올해 내내 지속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1월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하자 민주당에서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제도 시행을 주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우려가 거셌던 만큼 당 일각에서도 시행을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지만 다수 의견은 아니었다.

    민주당 내 의원들 간 금투세 입장차가 지속되며 도무지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지수는 민주당 내 분위기나 발언에 따라 일희일비해왔다. 그 사이 국내 증시는 타격을 입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코스피는 6.5% 올라 세계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 전쟁 중인 이스라엘 증시(13.8%)보다도 저조했다. 코스닥 지수는 5.6% 떨어져 꼴찌 수준을 기록했다. 

    그간 증시를 받쳐줬던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떠난 탓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3대 증권사 개인투자자 계좌 중 국내 주식 투자로 50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계좌의 잔액은 지난해 말 46조5691억원에서 36조4365억원으로 10조원 넘게 줄었다. 

    K-증시를 떠나는 대신 해외 증시로의 자금 이동은 활발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9조5973억원으로 지난 1월26일(49조649억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1401억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는 가뜩이나 외풍에 취약한 국내 증시가 금투세 불확실성까지 겹쳐 수급이 메말라버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중소형 증권사 한 프라이빗뱅커(PB)는 "대형주가 오르면 관련 중소형주로 매기가 퍼져야 하는데 올해 하반기 내내 전혀 그런 흐름이 감지되지 않았다. 외국인 패시금 자금이 나와서 며칠간 지수가 훅 빠지고 나면 연기금을 비롯해 큰손 개인들의 수급이 이를 받쳐줬지만 그런게 없었다"며 "PB들도 맘 편히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왔던 시간이 지속됐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전격적인 금투세 폐지 결정에 시장 수급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간 위축됐던 증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부진했던 지수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이민'을 간다고 할 정도로 해외 증시로 자금이 유출됐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한 PB는 "금투세 불확실성이 극도로 짙었던 9, 10월엔 주식 투자를 베이스로 하는 PB들 사이에서도 정보조차 돌지 않고 그야말로 모두가 말려죽는 장이었다"면서 "금투세 결정이 났던 어제는 그간 투자를 유보했던 고액자산가들로부터 추가 투자 문의도 많았다. 하루 만에 그간 손실을 되돌림할 순 없지만 지점 분위기도 살아나고,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 그중에서도 2차전지와 바이오, 엔터주 등을 중심으로 뚜렷한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금투세 도입에 따른 개인자금 이탈 우려는 개인 거래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더 컸다"며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급이 개선될 수 있으며, 특히 코스닥 시장 수급이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투세 폐지보다 국내 기업과 금융시장의 본질적 체력 강화가 증시 상승을 위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투세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국내 증시 수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은 금투세 이슈보다는 반도체 업황 악화, 글로벌 경기 및 무역분쟁 우려의 영향이 더 컸다"면서 "종목 차별화와 변동성 확대에 더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