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휴가 전 4차례 전면파업… 일평균 83억원 손실노조, 무급휴가 담긴 회사 측 수정안 거부
  •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그룹 서울사무소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그룹 서울사무소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현대중공업 노사가 하계휴가 전 임금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최근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휴가 전 교섭을 타결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아직까지 안갯 속이다.

    30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지난 24일 휴가 전 마지막 전면파업을 마치고 여름휴가에 돌입했다.

    노조는 앞서 실시한 파업 보다 더 큰 규모의 파업을 실시할 것을 예고해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노조 관계자는 “하계휴가 전 입금협상을 끝내지 못해 긴 휴가가 마냥 반갑지는 않다”며 “노조는 휴가 동안 에너지를 충전하며 더 크고 강한 파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1990년 128일 파업과 1994년 63일 파업 등처럼 올해 임금협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양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는 노조는 회사 측이 조선사업부문 등에서 남는 일감을 나누는 형태로 인력을 운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총 4차례의 전면파업을 실시했다. ▲19일 3시간 ▲20일 8시간 ▲23일 8시간 ▲24일 8시간 등 총 27시간이다. 이 기간 발생한 매출손실은 일평균 83억원이다. 또 공정 차질로 선주와 약속한 인도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하루 마다 10억원의 지체보상금도 발생한다.

    회사는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유휴인력에 대한 무급휴직을 제안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일감부족과 매출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나타난 적자세를 벗어나기 위해 생산차질을 빠른 시일 내 끊으려는 것.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가 하계휴가 전 마지막으로 파업을 실시한 지난 24일 21차 교섭에서 무급휴직 등이 담긴 수정안을 제안했다”며 “고통분담을 전제로 노조에 회사 입장을 전달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 조짐에 안타까울 뿐이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바람과는 달리 노사 갈등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21차 교섭에서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수정안을 ‘개악안’이라고 평가했고, 양측에 고성이 오갔다. 다음 교섭인 지난 26일 22차 교섭에는 회사 측 교섭위원이 불참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며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이 하루 빨리 타협점을 찾아 다른 조선사에 선례가 돼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27일 올해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 양측은 지난 5월 3일 첫 상견례 이후 85일 만에 단체교섭을 마무리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8일 상견례부터 84일이 지났지만, 파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