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재 9800억원 조달…개인투자자 대상 판매“빠른 자금조달보다 환매까지 고려해 속도 조절”
  • ▲ ⓒ 뉴데일리
    ▲ ⓒ 뉴데일리
    NH투자증권이 지난 7월부터 개시한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내달까지 1조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기준 기준 발행어음 판매고가 약 9800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한 주에 약 100~200억원씩 꾸준히 추가 판매되고 있는 모양새다.

    발행어음이란 초대형 투자은행(IB) 등이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일반투자자 및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며 만기는 1년 미만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두 곳뿐이다. 이들 증권사는 투자자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을 포함한 기업금융에 의무적으로 50% 이상 투자해야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달까지 1조원 조달이 목표기 때문에 속도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개인투자자 대상 물량만 남아있기 때문에 초반보다 판매 증가율이 다소 낮아진 감은 있지만 1조원을 넘기면 추가로 기관투자자용 물량을 풀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회사 자체적으로 판매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관들에게만 판매하면 언제든지 몇백 개 단위로 나갈 수도 있지만 환매할 때도 그만큼 급하게 돌아온다”며 “많이 팔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라 추후 환매물량과의 매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속도조절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부터 NH투자증권은 단기간에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수준의 조달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앞서 첫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경쟁사 한국투자증권과는 다소 차별성을 둔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판매 개시 이틀 만에 5000만원을 조달하며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빠른 판매 속도와 별개로 투자처 찾기와 수익성 확보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발행어음의 제도적 특성상 모험자본에 일정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를 투입할 만한 기업이 국내에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이를 찾아낼 인적, 물적 자원이 국내 증권사로서는 역부족인 상황인 것.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친 뒤 후발주자로 나선 NH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안정적인 전략을 취해 왔다.

    정영채 사장도 과거 사업 인가 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인가가 늦어진 만큼 사업성 자체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발행어음 사업의 수익이 높지 않고 현재 독점 중인 증권사도 뚜렷한 성과가 나지 않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금융위로부터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받고 7월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이 회사가 판매하는 ‘NH QV 발행어음’의 이율은 1년 기준 2.3%로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한 대신 적립식의 경우 2.5%로 다소 높다. 함께 판매를 시작한 발행어음형 CMA도 연 1.55%로 양사가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