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 대형마트 차지 비중 지속↓… 지난해 대형마트 23.2%·온라인 33.9%7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신장률, 대형마트 나홀로 2.5% 감소
  • ▲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모습. ⓒ홈플러스
    ▲ 홈플러스 스페셜 목동점 내부 모습. ⓒ홈플러스

    대형마트가 기존 틀을 깬 변신을 계속하면서 부진 털기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 패턴 변화 및 내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위기설이 계속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콘셉트 매장의 경우 아직 실험 단계에 불가하고 대형마트 하락세가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대형마트가 국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8.4%였다. 당시 온라인 비중이 27.8%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형마트의 영향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대형마트 비중은 23.2%까지 고꾸라진 반면, 온라인 매출 비중은 33.9%로 증가하는 등 성장성이 둔화한 모습이다. 지난 7월에도 폭염 등을 이유로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7.8% 증가했음에도 대형마트는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분석한 결과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각 부문별로 보면 전년동기 대비 편의점 8.9%, 백화점 2.9%, SSM(기업형슈퍼마켓) 1.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2.5% 매출이 감소하며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사실상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실적도 하락세다.

    이마트의 지난 2분기 할인점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44.2% 급감한 407억원을 기록했고 매출도 2.1% 하락했다. 롯데마트 역시 영업적자 78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도 1.2% 떨어졌다. 같은기간 롯데백화점이 영업이익 570억원, 매출 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5%, 0.9% 증가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단순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영향력 감소로만은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변화한 고객들의 니즈잡기에 대형마트가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

    이러한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대형마트 업계는 기존 틀을 버린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마켓D'를 선보였다. 마켓D는 가격우위형 점포를 표방하며 롯데마트 내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입점한 새로운 유형의 점포다. 가격도 대형마트보다 약 10% 저렴하게 책정했다.

    대형마트처럼 다양한 제품을 다수 들여오는 대신 고객들에 선호도가 높은 물품 1000여개를 선별해 진열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진열방법도 기존 대형마트와 달리 창고형 할인매장과 비슷한 형태의 'RRP(Retail Ready Package) 진열' 방식을 도입해 제조업체가 납품한 상자채 판매대에 진열한다.

    홈플러스도 이와 흡사한 '홈플러스 스페셜'을 오픈하고 변화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ybrid Discount Store)'다.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가구 뿐만 아니라 박스 단위의 가성비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고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마트도 노브랜드 전문점, 피코크 전문점, 일랙트로마트, 삐에로쑈핑, 쇼앤텔 등 다양한 편집숍 형태의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대형마트의 변신 시도에 따른 초기 반응은 일단 좋은 편이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마켓D는 전월대비 7월 20.1%, 8월 13% 매출이 꾸준히 신장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 10곳의 매출도 대구점 오픈일인 6월 27일 이후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이상 신장했다. 고객들이 한번 쇼핑시 구매하는 금액(객단가)은 약 30%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콘셉트 매장은 실험 단계이며, 일부 매장에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대형마트의 실적 반등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소비경기 악화로 인해 구매건수 하락이 지속되고 있으며, 비식품부문 판매량 둔화도 이어지고 있어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9월은 추석효과로 일시적으로 기존점 성장률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만, 3분기 누적 기존점 성장률은 약 1% 수준을 기록할것으로 예상된다. 추석으로 인한 역기저 효과와 업황부진이 이어지면서 4분기에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