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른 어려움…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술로 극복전력계통 노하우 바탕으로 ESS 사업 폭발적 성장 중…수소충전소 시장도 선도
-
효성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지주사 효성과 4개 사업회사로 분할됐다. 새로운 효성그룹이 출범한 것으로 4개 사업회사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뉴데일리경제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 대표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성과가 확연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4명의 대표들은 향후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그 복안을 들어봤다.<편집자주>
"50년간 축적된 효성의 노하우 위에 효성중공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겠습니다"
효성중공업 초대 수장을 맡은 문섭철 대표이사의 각오는 자신감으로 넘쳤다. 전력기기와 산업기계 설비 분야에서 효성중공업이 쌓아온 노하우와 독보적인 기술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문 대표이사는 최근 뉴데일리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새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이제 그룹 내 하나의 사업부가 아닌 하나의 기업으로 출발하게 된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시장을 적극 개척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에너지정책 또한 변화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과거 원전 등 대형 발전소로 전기를 생산·공급하던 기존 방식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정책이 변화했다.
문 대표는 이 변화를 효성중공업의 기회로 봤다. 그는 지금을 "효성중공업의 미래 성장을 위해 첫 발을 내딛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최고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어려움 가중…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로 극복
효성중공업은 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기 분야에서 이미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고, 점차 점유율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다수의 사업들이 취소되면서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친환경에 대한 정부와 세계적인 요구에 대응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연계 사업과 관련된 기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수주가 줄면서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사업회사로 분할되기 전인 지난해 중공업 부문은 매출액 2조2487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을 나타내며 전년보다 모두 12.1%, 65.4%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히려 침착했다. 그는 "기존의 기술과 제품만으로는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미래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실적도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ESS 사업 폭발적 성장 기록…"전력계통 노하우로 기술력 안정성 인정받아"
문 대표이사가 실적 개선을 자신하는 이유는 효성중공업의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 덕분이다. 효성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스태콤(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HVDC(초고압 직류송전 시스템), ESS(에너지 저장장치) 등 미래 에너지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효성중공업이 가장 내세우는 사업은 ESS다. 문 대표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ESS 사업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효성중공업의 ESS는 35년 이상 축적된 중전기기 기술력과 전력계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전력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노하우를 가진 효성중공업이 아니었다면 이 사업은 불가능했다고 설명한다. 효성중공업은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력 계통에 공급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주는 장치인 PCS와 ESS 운영 프로그램인 PMS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대형 배터리 시스템'이다. 전기 수요가 적고 전기료가 저렴할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사용 피크시간 등 전기료가 비싼 시간에 저장된 전력을 공급해 발전량이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사용에 필수적이다.
최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한 15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전체 매출액 7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을 뛰어넘은 수치다. 회사는 올해 매출 예상액을 27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
◆미래 성장 가능성 높은 수소충전소 시장 선도…"해외 시장 진출 도모 예정"
효성중공업은 자체 기술로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시의 수소충전소 3개소 건설을 위한 충전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국내 최초 3분 급속충전시스템을 구현한 LPG-수소 복합충전소를 울산 남구에 준공했다. 앞서 2016년에는 서울에서 첫 번째로 700바(Bar)급 수소충전시스템을 양재동 현대자동차 수소충전소에 공급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고, 이에 따라 수소충전소 시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술 국산화 개발을 통해 구축비용 절감, 납품기간 단축 등을 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효성중공업은 전력산업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특수한 전기적 특성과 다양한 신호를 동시에 파악해 고장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케이블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등 통합 솔루션을 핵심 제조 설비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스마트 팩토리 구현 솔루션도 공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업은 고객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에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를 항상 직원들과 고민하고 있다"며 "고객의 소리를 이해하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