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協 "추가광고 입찰제, 부담 크다"배민 "중개수수료도 포기… 평균 광고료 매출 3% 불과"
  • 배달앱 결제 수수료 논란이 국회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최근 국회에서 있었던 배달앱 정책토론회에 이어 이달 열릴 국정감사에는 배달 O2O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 1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주최로 ‘배달앱 문제 개선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상위 3사가 독점하는 배달앱 시장구조, 과도한 수수료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업계 현안 공론화로 각 업체 대표들은 이달 국정감사에도 출석 요청을 받았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업체) 대표와 강신봉 알지피코리아(요기요, 배달통) 대표는 26일 열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배달의민족(배민)은 각 점포에서 월 8만원의 기본료와 입찰을 통한 추가 광고료를 받는다. 요기요는 주문 한 건당 중개 수수료 12.5%를, 배달통은 총 수수료 5.5%와 월별 광고비, 경매형 프리미엄 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주협회와 배달앱 간 논쟁의 핵심은 ‘추가광고료’다. 배달앱 업체들은 희망 업소에 한해 소정의 광고료를 받고 지역별, 메뉴별 최상단에 배치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배민의 슈퍼리스트, 배달통의 프리미엄 플러스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

    프랜차이즈 협회는 입찰제 자체가 가맹점주를 지나치게 압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리스트 상단에 있어야 매출이 오르고, 경쟁 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는 탓에 입찰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도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 배민 "점주 광고료 매출 3% 수준… 중개수수료까지 포기했는데"

    50%대 점유율의 업계 1위 배민은 곧바로 반박 자료를 발표했다. 대부분 점주가 앱을 통해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고, 전체 매출 중 광고비 비중도 하락했다는 수치를 내놨다.

  • ▲ 배민 측이 제시한 업체 매출 평균 대비 광고료 비중 ⓒ 배달의민족
    ▲ 배민 측이 제시한 업체 매출 평균 대비 광고료 비중 ⓒ 배달의민족


    배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자사 유료 광고주는 약 6만8000여 명으로, 1인당 월평균 23만원 정도의 광고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앱으로 월평균 643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1년 전보다 162만원 늘어난 규모다. 수익 확대로 전체 매출 중 광고비 비중도 3.8%에서 3.6%로 줄었다는 주장도 있다.

    배민은 3년 전 중개수수료를 폐지했다. 과도한 수수료가 영세상인을 위협한다는 당시 여론에서다. 중개수수료는 주문 건당, 해당 금액의 6% 정도로 부과됐다. 배민 측은 전체 수익의 30%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를 포기했음에도 부정적 인식이 여전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배민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부담 완화를 위해 경영상 어려움까지 감내하며 중개 수수료까지 포기했는데도 수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해 난처한 상황”이라며 “협회 측에서 지적하는 고액 광고주(추가 광고료 월 200만원 이상)는 전체 이용자의 1.4%로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 측의 배달앱 공격이 앞선 물품 지급 관련 불공정거래, 갑질 논란 등 프랜차이즈 업계의 부정 이슈를 감추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든다”면서 “무조건적인 공격이 아닌 앱 수수료에 관한 대책을 찾자는 요청이라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프랜차이즈협회 "앱 광고로 매출 상승? 전체 매출 상승 장담 못 해"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민 측의 입장을 재차 반박했다. 배민 측이 제공한 자료는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각 영업장의 전체 매출을 반영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가 광고료 입찰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고, 입찰 가격을 제한하는 입찰가 상한제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배민은) 전년 대비 각 점포가 100만원 이상의 매출 상승효과를 누렸다고 집계했지만, 이는 자사 데이터만 활용한 것으로 전체 실적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사용자 증가로 앱을 통한 매출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와 반대로 전단 등 기존 홍보로 유입되는 고객이 줄고 있다면 매출 전체가 늘었다고 볼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업주 입장에선 배민 뿐 아니라 요기요, 배달통 등 상위 3개 업체에 모두 등록을 해야 해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앱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론 효과가 없고, 입찰을 통한 추가 광고에 참여해야 효과가 있다는 분위기 자체도 업주들에겐 큰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 경제전문가 "배달앱은 악마? 근본적 해결은 자영업 총량제로"

  • ▲ 배달앱 (예시) ⓒ 연합뉴스
    ▲ 배달앱 (예시) ⓒ 연합뉴스

    경제계 일각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시각도 있다. 근본적인 문제가 자영업자 과잉에서 비롯됐다는 관점에서다. 무분별한 개업을 규제해 건강한 자영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도 있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경제활동 인구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25%로 영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두 배나 많다”면서 “사업허가, 개업 진입 장벽이 낮은 탓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사업자 유입이 많으며, 현 문제의 핵심은 자영업자 과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앱 수수료 인하 등은 임시방편에 그치며, 자영업자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 구성이 먼저”라며 “치킨집 등 과포화 업종의 신규 개업을 관리하고 상권 인구, 소비수준에 맞춰 업체 수를 유지하는 자영업 총량제가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자영업 총량제가 영업 자유 침해가 아닌 영세상인의 생존권 보호 차원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무분별한 사업 허가로 많은 자영업자가 재산을 잃고 있어, 정부 차원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성훈 교수는 “현 상황은 노동정책 실패로 자영업자가 기형적으로 늘어나자, 기업을 적으로 만들어 그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꼴”이라며 “정부는 시장원리를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이를 관리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