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학회 "수협 현금 상환방식 불합리"… 결손금 보전에 빌린 것보다 더 벌어야세제개선 땐 조기상환 가능… 어업인 지원사업에 연간 3천억 투입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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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은 올해 국정감사 마지막 날인 29일 '수협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농해수위는 결의안에서 "농해수위는 수협이 공적자금을 조기에 갚을 수 있게 수익성 향상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어업인의 권익 보호 활동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획재정위원회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 지급하는 배당금 중 공적자금 상환액에 대해 수협은행의 소득금액에 대한 법인세를 감면하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해 의결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은 "수협의 공적자금 조기상환도 중요하지만, 어업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수협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법인세 감면이 조속히 통과돼 공적자금 조기상환과 어업인 보호가 함께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1년 IMF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는 수협은행에 1조1581억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수혈했다. 수협은행은 2016년 은행 자본비율을 강화한 국제협약(바젤Ⅲ)을 따르도록 수협중앙회를 경제사업부문과 신용사업부문(수협은행)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수협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회사로 독립했다. 이때부터 공적자금 상환 의무는 수협은행에서 수협중앙회로 이관됐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이 수익을 올려 배당금을 내면 이를 공적자금 상환 재원으로 쓴다.
문제는 수협중앙회가 여유자금을 공적자금 상환에 대부분 투입하면서 어업인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수협은 배당금을 수협은행의 비용으로 인정해주면 과표 기준이 줄어 법인세를 낮출 수 있다는 견해다.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 내는 배당금에 붙는 24.2%의 법인세를 감면해줘 그만큼을 추가로 공적자금을 갚는 데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김임권 수협회장은 이를 통해 공적자금 상환을 3~4년 단기간에 끝내고 은행 수익을 어업인에게 돌려주겠다는 구상이다. 연간 3000억원쯤을 어민 지원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내년 정부의 수산·어촌분야 예산(2조2284억원)의 13%쯤에 해당한다. -
책임연구원인 오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완일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는 연구보고서에서 "당시 대부분 시중은행이 보통주 출자 형태로 자금을 받았으나 주식회사가 아니었던 수협은 상환을 전제로 한 출자금 형태로 자금을 받았다"며 "다른 시중은행은 주식매각 등 직접적인 현금 유출 없이 상환을 진행한 데 비해 수협은 현금으로 매년 원금을 갚는 방식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법인세를 뺀 배당금을 중앙회로 보낸 후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과정에서 실제 빌린 공적자금보다 2000억원쯤을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금융기관은 결손금 보전 없이 공적자금을 갚을 수 있지만, 수협은 2001년부터 10년여간 1조원에 육박하는 결손금을 보전한 이후 돈을 갚고 있는 점도 불합리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배당금에 붙는 법인세를 감면할 필요가 있다"며 "세액감면은 문제점 해결은 물론 공적자금 조기상환으로 이어져 어업인 지원 등의 사회·경제적 효과가 유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법인세 감면을 통한 수협의 어업인 지원사업이 노동집약적인 산업 특성상 정부의 재정지출보다 취업유발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농림어업에 대한 민간소비지출분'의 취업유발계수는 31.300이다. 이는 정부 재정지출에 의한 유발계수 14.750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 박명재 의원은 지난 18일 수협 공적자금 상환 방식의 불합리성을 해소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