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성향 ‘현민투’ 출신 위원장 선출… 한달 넘게 교섭 진행 중단대우조선, 다음달 구조조정안 발표… 파업 가능성 높아져
  • ▲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 ⓒ뉴데일리
    ▲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 ⓒ뉴데일리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회복에 강성 노동조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영정상화에 집중해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노조의 강경한 태도에 올해 임단협 교섭이 지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2일 ‘현장중심 민주노동자 투쟁위(현민투)’ 출신 신상기 후보를 노조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대우조선에는 현민투 등 4개의 노동단체가 있다. 이 중 현민투가 가장 강경한 성향을 지닌 단체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강경한 성향을 지닌 집행부가 노조를 운영해 대우조선의 올해 임단협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는 현재 지난달 13일 이후 협상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새 집행부가 꾸려지면 중단된 교섭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노조 측은 교섭위원 임명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일각에선 노조가 회사와의 협상에서 만족하지 못할 경우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30일 진행될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교섭위원이 임명되면 빠른 시일 안에 회사와의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파업 일정 등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장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진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노조가 본인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파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22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조가 쟁의행위에 나선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중인 회사가 모럴해저드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의 파업 가능성은 다음달 발표될 인력 구조조정안으로 높아지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다음달 중순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 인력감축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1만명 수준의 인력을 9000명대로 줄이는 것.

    이번 구조조정안은 지난 6월부터 예고됐다. 당시 정성립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에 인력감축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수주잔량 등을 고려해 생산차질이 빚어지지 않는 선에서 인력을 줄이는 것.

    이로 인해 노사 간극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섭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인력감축까지 현실화돼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인력감축은 자구계획에 따라 예정된 절차”라며 “노조와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올해 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