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조선 최근 8척 원유운반선 수주 쾌거총 9500억 규모 … 일감 약 3년 치 확보케이조선, HJ중공업도 잇따라 수주 낭보친환경 선박 수요 지속 … K-조선 호재
  • ▲ 대한조선이 건조한 수에즈막스급(Suezmax)급 원유운반선. ⓒ대한조선
    ▲ 대한조선이 건조한 수에즈막스급(Suezmax)급 원유운반선. ⓒ대한조선
    글로벌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빅3’를 넘어 중견, 중소형 조선사로 확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대형사들이 3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가운데 HJ중공업·대한조선·케이조선 등도 잇따라 수주 성과를 올리며 ‘K-조선 전성시대’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최근 2주 사이 유럽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8척의 수에즈막스(Suezmax)급 원유운반선을 수주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유조선을 의미하는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은 대한조선의 주력 선종으로, 해당 기간 수주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우선 대한조선은 지난달 19일 유럽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 2곳으로부터 총 6척의 15만7000DWT 원유운반선을 수주했다. 선박 1척당 계약금액은 약 1200억원으로 총 7100억원 규모다. 이날 하루에만 7개월치 일감에 해당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 8월 1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첫 대규모 계약 체결로, 대한조선이 글로벌 중형 탱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한 모양새다. 특히 이번 계약은 기존 고객사의 재발주와 신규 고객사의 첫 발주가 동시에 이뤄진 점에서 의미가 컸다.

    2척을 발주한 선사는 대한조선과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기존 고객사로, 검증된 선박 품질과 안정적인 납기 신뢰를 기반으로 재발주에 나섰다. 4척을 발주한 선사는 신규 고객사로, 대한조선과 첫 계약임에도 대규모 발주를 결정했다.

    대한조선은 이어 지난달 29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1척을 약 1220억원, 30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1척을 약 1190억원에 잇따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9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발주된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은 총 10척으로, 이 가운데 대한조선이 8척을 확보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조선의 수주잔고는 1조8216억원으로, 최근 수주한 8척을 포함해 3년 치에 가까운 일감을 쌓게 됐다.

    해당 선박들은 모두 국제해사기구(IMO)의 최신 환경 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된다.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가 장착되며, 일부 선박은 향후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전환이 가능한 ‘LNG DF 레디’ 사양으로 건조된다. 선박들은 오는 2027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케이조선도 지난달 22일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총 1290억원 규모의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총 10척, 약 82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대주주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전방위적 지원 아래 김찬 대표가 직접 현지 영업 활동에 나서 이끌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HJ중공업 역시 지난달 굵직한 계약을 확보했다.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한 것으로, 계약 규모는 총 64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컨선은 HJ중공업이 중점을 두고 건조 중인 친환경 선박과 마찬가지로 연료 효율과 컨테이너 적재량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IMO의 환경 규제 강화와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ETS) 도입 등 움직임에 친환경·고효율 선박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국내 중견, 중소형 조선사와 기자재 업체에도 한동안 온기가 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환경 규제 대응과 운임 시장 변동성에 맞춰 신조 발주를 늘리는 상황에서 한국 조선업 전반에 고른 수혜가 나타나고 있다”며 “대형사에 집중됐던 발주가 점차 중견·중소형사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