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금리인상에 시장불안으로 연저점 갱신당국 “5천억 시장 투입”…실효성 있는 정책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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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저점을 갱신하던 코스피 지수가 6거래일만에 회복세를 보였다. 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일지 침체가 지속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64포인트(0.93%) 오른 2014.69포인트로 마감하며 2000대를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14.44포인트(2.29%) 올라 644.14포인트로 마쳤다.

    이날 지수는 기관이 519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3575억원, 외국인은 1866억원을 매도하며 여전히 ‘셀 코리아’ 현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2000선까지 무너졌던 전일에 비하면 다소 희망적인 모습이다. 앞서 지난 29일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1996.05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2016년 12월 7일 1991.89포인트로 마쳤던 기록 이후 약 22개월만의 최저점이다.

    같은 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5.03%포인트나 내려 629.70포인트로 마감, 더욱 심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까지 나왔다. 2008년 당시 코스피 지수는 1000포인트 아래까지 떨어지며 긴 침체를 겪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이 정도의 급락에는 반대매매가 나왔을 가능성도 높다”며 “지금과 같은 낙폭은 공포 심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하락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러한 공포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조차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보다 못한 당국이 50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지수 살리기에 나섰다. 29일 오전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대책회의에서 증권유관기관을 중심으로 5000억원의 자금을 조성,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당일 증시가 오히려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당국의 ‘백약이 무효’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단순히 5000억원의 자금을 코스닥 저평가주와 코스피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만 내놓았을 뿐 구체적으로 ‘투자 매력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은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어 3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과도한 증시불안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비상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히면서 지수는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대책보다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심의 이탈을 잡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증시 매력도를 제고할 만한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증시 약세는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증시는 이달 초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다우와 S&P500 지수가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마이너스 전환했다.

    중국 역시 상해종합지수, 선전종합지수 구성종목 중 95%가 최근 52주 내 고점 대비 –20% 이하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말 대비 이달 26일 기준 대만(자취안), 아르헨티나(메르빌), 일본(닛케이225) 등도 각각 –13.78%, -12.33%, -12.17% 내렸다.

    그렇다 쳐도 우리 증시의 하락폭은 이례적일 정도로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같은 기간 코스피는 –19.36%으로 세계 주요 지수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코스닥도 한 달새 –13.48% 빠져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낙폭을 보였다.

    증권가는 우리 증시의 하락세를 막기 위해 외국인 수급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급 측면을 보면 외국인 매수세 회복이 중요한 명제”라며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해소되거나 환율을 고려한 국내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심화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