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가 잡기' 취지 좋았지만 서민 경제 부담 줄이기엔 역부족 소비자 체감하려면 유류세 인하 적용 제품 공급 까지 시간 더 필요
  • 정부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라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빼들었지만 시장 반응은 대체적으로 시큰둥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첫날인 지난 6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1684.2원, 경유 1488.8원으로 전날 대비 6.1원, 7원 하락하는데 그쳤다.

    앞서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서민의 부담 완화를 위해 이날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유류세를 15% 낮추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배럴당 80달러의 고유가 속에서 휘발윳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전략은 좋았지만, 직영대리점의 가격만 조율해서 서민 경제 부담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국 1만2000여 개의 주유소 중 직영대리점과 자영주유소 비율은 1:9이다.

    특히 아직까지 기름값을 내리지 못한 지방 주유소와 가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휘발유 가격이 비싼 주유소는 서울 중구 소재로 리터당 2328원을 보였는데 가장 저렴한 곳인 충북 음성 소재 주유소와는 933원이나 차이가 났다. 

    유류세 인하가 반영된 공급 물량이 주유소에 도달한 뒤에는 어느 정도 할인이 되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연료 필수품인 휘발유는 유가 급락에 따라 소비량이 큰 폭으로 변하지 않고 가격에 상관없이 비탄력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하락 폭은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정유 업계도 기대와 불안 속에서 마음이 편하진 않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로 소비 증가에 대한 단순한 기대감은 가지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움직임과는 달리 기업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냐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편 유류세 인하는 2000년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간 한시적으로 4.72%,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10달 동안 10% 각각 인하한 바 있으며, 이번에 시행된 것은 약 10년 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