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기준 LCC 업계 2위 등극"유럽 취항으로 매출 4000억 증대 예상"고객 신뢰 문제, '거대 LCC' 출범 대응해야
  • ▲ 티웨이항공이 본격적인 유럽 노선 취항에 나선다. ⓒ티웨이항공
    ▲ 티웨이항공이 본격적인 유럽 노선 취항에 나선다.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유럽 취항과 함께 장기적 성장의 기로에 섰다. 업계에서는 유럽 노선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1위 저비용 항공사(LCC)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최근 불거진 안전성 이슈와 '통합 LCC' 출범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1조3488억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LCC 업계 매출 2위 자리를 지키던 진에어(1조2772억원)도 처음으로 제쳤다. 1위 제주항공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2년 선제적으로 도입한 중대형기 A330-300을 통해 시드니,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었던 것이 실적 증대에 주효했다.

    올해 1분기는 다시 진에어에 2위 자리를 내줬지만, 매출액 423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유럽 노선 취항도 예정돼 있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로마, 바르셀로나, 파리, 프랑크푸르트)의 운수권을 이관받았다. 대한항공의 장거리용 항공기 및 조종사도 지원받아 더 원활한 항공편 운영이 가능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연착륙에 성공하면 업계 1위 LCC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9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유럽 노선 취항에 따른 외형 확장이 기대된다"며, 유럽 노선 취항 개시에 따라 "2025년부터 연간 실적의 약 25% 수준인 매출 4000억, 영업이익 200억원 가량의 실적 기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LCC 매출 1위였던 제주항공(1조7240억원)과의 격차가 3000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업계 내 경쟁 구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수준의 실적 향상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리포트에서 "유럽 노선 운영이 안정화된다면 티웨이항공의 확실한 성장의 축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거리 취항으로 향후 단거리 노선 포화 등 업황 변동에 노선 믹스 다각화를 통한 대응 능력이 제고되는 긍정적 효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이후 유럽 노선이 안정화되고 수익 기여가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피크아웃 우려 속에서도 유일한 증익을 기록할 수 있는 LCC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외연 확장의 기회를 잡은 올해는 티웨이항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성장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고객 신뢰 회복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5차례의 지연 운항과 항공기 바꿔치기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안전성과 전문성에 대한 고객들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운항에 회의적인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성사에 따른 거대 LCC 출범에도 대응해야 한다. 양사가 합병하면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도 하나의 LCC로 통합하게 된다.

    지난해 이들 3사의 매출액을 합산하면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LCC 탄생이 예고된 만큼, 업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