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00선 안착 반면 코스닥은 850선 아래회전율 6년만에 최저, 거래대금 7개월 사이 뚝이차전지·바이오株 부진 영향, 대형주 쏠림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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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반도체 지수 상승에 코스피가 연일 최고점을 돌파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정체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차전지·바이오주 수혜에 재미를 봤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심이 근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미국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과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가 맞물리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5일에는 장중 한때 2871.96까지 오르며 새 기록을 썼다.

    수급별로 보면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각각 1조3136억 원, 1조2567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매수세가 몰리며 반도체 업종의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외국인이 이날 하루 동안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1조2000억 원어치다. 그 외에도 삼성전자 우선주(1216억 원), 삼성전기(765억 원) 등 삼성그룹 관련주를 대거 담았다.

    국내 기관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샀다. 이날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5865억 원)에 이어 SK하이닉스(1541억 원), 삼성전기(604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가 반도체 업종에 힘입어 '삼천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반면 코스닥의 흐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닥 시장 상장주식 회전율은 30.20%로 지난 2017년 10월(29.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손바뀜이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낮은 회전율은 그만큼 거래가 부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도 8조7922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이달 들어서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올해 초만해도 2~3% 초반을 오가던 코스닥 일일 상장주식 회전율은 7월에는 1%대 초중반 대에서 머물고 있다. 

    거래대금 역시 지난 1일 6조 원대에서 멈추는 등 부진한 모습을 이었다. 양 시장 간 수익률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지난달부터 지난 5일까지 코스피는 8.48% 올랐지만 코스닥은 0.85%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 코스피가 18.7% 오르는 동안 코스닥은 27.6% 상승해 오름폭이 더 컸던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코스닥 부진의 배경으로는 지난해 코스닥 상승을 견인했던 이차전지 업종의 약세와 함께 금리 변화에 민감한 바이오 등 성장주들이 포진한 영향이 크다.

    코스피에서는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등 인공지능(AI) 랠리에 올라탄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했으나 코스닥에서는 이렇다 할 AI 관련 대장주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대형주로 쏠리고 있는 점도 코스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평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호실적에도 소부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코스피 대비 부진이 반복되는 모습에 되레 국내보다는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의 상대적 부진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7만8000원대에서 8만7000원대로 치솟으며 11.96%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28만8000원에서 19만100원으로 33.99%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전문가들은 하반기 갈수록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중소형주와의 키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 매수로 대형주가 크게 상승하면서 중소형주와의 괴리가 재차 크게 벌어진 상태"라면서 "지수 상승 부담을 단기적으로 소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소형주와 키 맞추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