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매장 협소·비싼 임대료 불만 근거 없어… 판매면적·주차공간 확보 지원"
  • ▲ 노량진시장 주변 풍경.ⓒ연합뉴스
    ▲ 노량진시장 주변 풍경.ⓒ연합뉴스
    수협이 서울 동작구 새 노량진수산시장 합류 시한으로 정한 9일 옛 시장에 남은 상인의 과반에 해당하는 145명이 입주희망 신청을 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옛 시장 내 매점 등 기타 판매시설까지 포함한 전체 이전 대상 상인 271명의 53.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소매상인은 대상자 258명의 49.2%인 127명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수협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신청하는 경우에 한 해 새 시장 입주 기회를 준다고 잔류 상인에게 최후 통첩한 상태였다. 이후로는 새 시장의 남은 소매점포를 어업인과 일반인에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옛 시장에 남은 상인은 소매점포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258명으로 알려졌다. 이 중 소위 매파는 70여명, 비둘기파는 186명쯤이다.

    일각에서는 비둘기파 잔류 상인을 중심으로 눈치작전을 펼치다 신청접수 마감을 앞두고 옛 시장 엑소더스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수협이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단전·단수라는 강수까지 둔 상태여서 명분 없이 버티는 게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적잖기 때문이다.

    외부세력이 가세하고 이들이 내세우는 서울시 미래유산 존치 등의 주장이 명분이 약한 데다 새 시장에 입주한 상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반대 집회가 옛 시장의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한 일부 상인의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는 등 여론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 ▲ 옛 노량진시장 단전·단수에 반발한 잔류 상인들이 신시장 화물차 출입구를 막고 누워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연합뉴스
    ▲ 옛 노량진시장 단전·단수에 반발한 잔류 상인들이 신시장 화물차 출입구를 막고 누워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옛 시장 잔류 상인의 주장을 요목조목 반박했다.

    새 시장 임대료가 비싸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새 시장 임대료 평균은 하루 1만3000원꼴, 하루 평균 매출은 82만원선으로 연간 환산액은 매출 2억9900만원에 임대료 487만원쯤"이라며 "임대료 비중은 매출액의 1.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옛 시장의 소매점포 임대료는 목 좋은 A등급이 40만원대, B·C등급이 각각 30만·20만원대였다. 다만 실제 임대료는 보증금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새 시장 임대료는 A·B·C등급이 각각 71만·47만·25만원이다. 보증금은 등급별로 2900만·2500만·2200만원으로 정했다. 현대화건물로 옮기면서 임대료가 올랐지만, 여러 부대·편의시설이 늘었고 보증금에 따라 들쑥날쑥하던 임대료도 등급별로 균등하게 책정했다는 설명이다.

    새 시장 자리가 좁다는 주장에 대해선 "옛 시장은 상인 1인당 3.18평(10.51㎡), 새 시장은 3.84평(12.69㎡) 수준으로 1인당 점유면적이 20%쯤 늘었다"고 해명했다.

    고객 이동통로가 좁다는 의견과 관련해선 "옛 시장은 대부분 2m 이내였고 새 시장은 최소 2.2m, 최대 4.7m로 넓어졌다"고 반박했다.

    수협은 신청접수 마감 이후 새 시장의 남은 소매점포 자리를 추첨을 통해 우선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3월에는 모든 입주 상인을 대상으로 점포를 재배치하는 추첨이 예정돼있다.

    수협은 1층 판매자리 면적을 현재 1.5평(4.96㎡)에서 최대 2.25평(7.44㎡)으로 확대하고, 추가 주차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판매장 내부가 보일 수 있게 건물 외벽을 투명유리로 바꿀 예정이다.

    수협 관계자는 "조속한 시장 정상화를 위해 온 힘을 쏟겠다"며 "불법 잔류 상인에 대해선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추진하는 등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