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호빵 라인 본격 가동월평균 생산능력 10만2500박스먹거리 다양화야 제품 라인업 강화올해 매출 10% 성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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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동네 슈퍼 앞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통 찜기에선 연기가 피워오른다. 겨울의 바로미터 호빵의 계절이 찾아왔다. 호빵은 과거 '김이 나는 따뜻한 빵을 호호 불며 먹었다' 해서 호빵이란 이름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먹거리 트렌드 주기가 빨라지고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하얀 빵 속에 단팥 앙금이 듬뿍 든 호빵은 겨울철 먹거리의 대명사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호빵 속도 단팥과 야채는 기본이고 고기·고구마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 중이다. 올 겨울 유난히 추울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에 제과·제빵업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
◇하루 생산량 5000박스… 먹거리 안전 '총력'
지난 2일 오후 찾은 경기도 화성시 정남읍에 위치한 롯데제과의 수원공장. 이곳에선 편의점·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주로 양산빵, 과자를 생산한다.
호빵의 본격적인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생산라인은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호빵 성수기는 10~12월로 전체 판매량이 이 기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호빵의 월평균 캐파는 10만2500박스로 최대 성수기의 경우 5000~6000박스다.
이곳에서 만난 김대우 롯데제과 수원공장장은 "올해 호빵 생산은 10월16일부터 시작했다"면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 주간·야간 24시간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빵 공정 과정은 원료가 되는 밀가루와 일부 첨가물을 알맞은 양으로 넣고 반죽한다. 한 시간의 발효 과정을 걸쳐 앙금과 밀가루를 자동 포앙기를 넣고 자른다. 반죽이 바닥에 떨어뜨려 주면 우리가 알고 있는 반원 모양의 호빵이 되는 것이다.
이후 100℃의 스팀 찜기에서 10분 동안 찌고 2시간의 냉각 과정을 거친다. 온도가 식은 호빵은 수작업으로 아다치(플라스틱 케이스)에 담는다. 이후 레일 통해 비닐 포장에 담아져 마지막 엑스레이 검출기를 최종 통과하면 출고될 수 있다.
김 공장장은 "고객이 제품을 뜯었을 때 가장 처음 접하는 것이 제품의 형태"라면서 "호빵은 모양이 둥글고 봉긋하게 잘 나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핵심은 발효과정과 반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호빵 출시 전 공장에서 반죽 배합을 여러 번 쳐보면서 예쁜 모양이 나올 수 있도록 많은 테스트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원가(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무인화된 설비에 의존하는 업계 상황과 달리 호빵의 모든 공정이 자동화된 것은 아니다.
김 공장장은 "호빵은 모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빵에 비해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면서 "원료투입 등은 자동화돼 있지만 호빵이 약하기 때문에 일부 포장 공정 등은 수작업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식품업계에 잊을 만 하면 이물질 혼입, 곰팡이, 대장균 등 세균 문제가 터져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롯데제과 역시 더욱더 식품위생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공장 입구에서부터 위생복과 모자, 마스크를 쓰고 수술방을 들어서는 의사처럼 손을 깨끗히 씻고서야 들어설 수 있었다. 공정 과정 중간중간에도 검출기를 사용해 이물을 걸러낸다.
호빵의 제품의 재료 수급 역시 위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제과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원료는 중앙연구소를 통해 엄격한 품질 검증 및 납품업체 사전점검을 통해 선정하고 있다.
김 공장장은 "호빵에 사용하는 원료의 경우 매년 동일 업체에서 원료를 수급하며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면서 "중앙연구소에서 통과해야 재료로 쓸 수 있다. 다이렉트로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프리미엄 호빵 시대… 올해 10% 성장 목표
지난해 국내 양산빵 시장 규모는 약 4264억원으로 이 중에서 호빵이 차지하는 비율은 13.1%로 558억원에 달한다. 현재 호빵 1·2위 업체는 SPC삼립과 롯데제과로 시장 점유율은 각각 80%, 20%로 추산된다.
호빵 시장은 매년 10% 성장세를 거듭하고 올해도 예년보다 매서운 추위가 예상되면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 공장장은 "호빵은 사이클이 있다. 전통적으로 불경기 때 더 잘 팔리는 상품"이라면서 "고가는 아니니깐 호빵도 경기가 어려울때 찾는 추억의 빵으로 마음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식품이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1~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빵을 식사 대용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호빵의 성장에 한몫한다. 기존의 팥호빵뿐 아니라 피자, 고구마 등까지 선보이며 입맛 변화에 발맞춰 다양화시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호빵의 매출 비중은 팥이 60% 이상 차지하고 야채가 20%, 나머지 새로운 제품들이다.
김 공장장은 올해 호빵 매출 성장 목표를 10%로 잡고 "호빵의 소비층을 젊게 바꾸기 위해 업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맛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신제품은 편의점 전용상품인 떡볶이, 치즈호빵과 일반 점포 및 할인점 유통 예정인 언양불고기, 먹물 빠에야 등이 있다”면서 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주력상품의 호빵의 꽃인 단팥호빵"이라면서 "유산균 발효유 등을 이용해 생지의 식감 및 풍미를 개선했고 품질개선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공장장은 "호빵은 시즌성 제품인 호빵에 대해 공장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면서 "3~9월은 호빵 대신 과자나 다른 빵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개인적으로 일년 내내 먹을 수 있는 호빵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