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83% 급감… 콘크리트·요업 부문 부진 탓대규모 사업 종료에 경기 둔화… 주택 부문 매출 공백 어쩌나
  • ▲ 서울 강남구 소재 아이에스동서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강남구 소재 아이에스동서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부산 '용호동 W'와 '인천청라 에일린의뜰' 등 자체사업의 흥행으로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인 아이에스동서가 흔들리고 있다. 주력 사업인 주택 부문이 아닌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확보한 콘크리트 부문과 요업 부문의 업황 부진 탓이다.

    실적 가변성을 완화시키려 합병한 부문에서 되레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주력 사업의 매출 공백도 현실화되면서 외형 유지에 '경고등'이 켜졌다.

    22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아이에스동서의 3분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15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908억원에 비해 16.9%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2014년 1분기 138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아이에스동서와 비슷한 규모의 7개 중견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7개사는 △태영건설 △한신공영 △두산건설 △계룡건설산업 △한라 △코오롱글로벌 △아이에스동서 등으로, 같은 기간 이들의 영업이익은 평균 33.8% 감소했다. 아이에스동서의 감소율이 83.0%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617억원에서 75억원으로 급감(-87.7%)했고, 매출도 4751억원에서 2538억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순이익은 2013년 3분기 22억원 순손실 이후 21분기 만에, 매출은 2015년 3분기 2326억원 이후 13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9.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6.08%를 기록했다. 7개사 평균 변동률이 마이너스 0.67%p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건설 부문의 매출 감소와 콘크리트 부문 및 요업 부문 실적 부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에스동서는 1975년 현대건설 토목사업부에서 분리·독립되면서 벽제콘크리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7년 일신주택을 설립, 주택건설업을 영위해오다 2008년 요업 및 콘크리트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동서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동서산업이 일신건설산업을 흡수합병하면서 현재의 구조를 갖췄다.

    2010년대 들어 비데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삼홍테크, 2011년 정보·계측기기 및 건설장비 전문 렌탈업체인 한국렌탈, 2014년 콘크리트 제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영풍파일 등을 인수하면서 '요업-콘크리트파일-건설'로 이어지는 건설 부문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건설 부문이 자체사업 중심의 구조라서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한 구조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요업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건자재 부문이 품목별 공정투입 시기에 따라 전공정 건자재인 콘크리트와 후공정 건자재인 요업으로 구성돼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변동성을 일정 수준 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 ▲ 자료사진. 부산 '용호동 W'. ⓒ아이에스동서
    ▲ 자료사진. 부산 '용호동 W'. ⓒ아이에스동서

    문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SOC 예산 감축 등의 여파로 착공 물량 자체가 감소하면서 건자재 부문이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최근 월간건설경기동향 자료를 보면 9월 국내 건축착공면적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 부진하면서 지난해 9월에 비해 2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다. 같은 기간 건축허가(-332%)와 건설수주(-2.6%)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건설현장 개설 후 가장 먼저 투입되는 콘크리트파일 산업부터 고사 위기다. 업계 추정상 2017년 650만톤이었던 판매량이 올해 600만톤 수준에 머물고, 내년에는 550만톤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파일이 넘쳐나면서 과열경쟁으로 단가도 급락세다. 아이에스동서의 판매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해 3분기 톤당 11만5103원이었던 PHC파일 가격이 올해 3분기 9만4813원으로 17.6% 줄어들었다.

    건자재업계 한 관계자는 "콘크리트파일의 경우 5년 주기로 3년 호황-2년 침체를 오갔지만, 가장 최근 호황기가 지난해까지 5년간 이어졌다"며 "멀리 내다보기 보다는 설비 증설에만 급급하면서 판매 단가가 30% 이상 급락해 파일을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도 이 같은 업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최근 3년간(2015~2017년) 3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콘크리트 부문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도 최근 3년 14.4%에서 3분기 기준 7.96%로 쪼그라들었다.

    요업 역시 마찬가지. 타일(-0.33%), 위생도기(-2.11%), 비데(-6.98%)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최근 3년 평균 102억원에서 30억원으로 급감했다. 3분기 기준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절반 수준에 머물 공산이 커 보인다.

    주력사업인 아파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 사업다각화를 통해 실적가변성을 완화시키려고 했던 수직계열화가 오히려 독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주력사업도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에 부산 '용호동 W' 매출이 대거 인식되면서 전년대비 141% 신장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만큼 매출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실제 자체공사 매출은 지난해 3분기 8931억원에서 8444억원으로 5.44% 감소했다.

    도급사업 매출 역시 같은 기간 1143억원에서 665억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건설 부문 매출이 9.29% 줄어들었다.

    현재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자체사업 용지(6필지, 4만여㎡)와 대구 지역 최대 주택사업 '수성범어W(1조2200억원)' 등이 예정된 만큼 매출 공백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전국에 걸친 부동산경기 침체에 실질적인 착공 시점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27억원에서 1617억원 규모로 불어난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아이에스동서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외형 성장을 이끈 자체사업의 경우 진행 중인 사업의 분양성뿐만 아니라 향후 신규 개발사업의 지속적인 확보 여부 및 신규 사업의 채산성에 따라 외형 및 수익성 등 실적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이 상존하고 있어 근원적으로 사업안정성이 열위한 편"이라며 "자체사업 대부분이 연내 마무리되고, 예정사업의 규모와 착공시점 등을 감안할 때 확대된 외형이 축소되거나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부채 상환, 용지 확보 등 자금 투입에 따라 유동성이 저하된 점도 잠재리스크로 꼽힌다.

    3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155%로, 지난해 3분기 163%에 비해 7.89% 감소했다. 그러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2178억원에서 1304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이 기간 부채는 500억원가량 줄어들었으며 보유용지는 1860억원어치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