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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이 창립 이후 첫 전문경영인 대표체제로 전환되면서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이 사임한 배경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상무에게 승계를 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지난 3일 김은선·최태홍 각자 대표체제에서 안재현·최태홍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김은선 보령제약 대표이사(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데 따른 인사다.
이에 따라 보령제약은 지난 1963년 창립 이후 첫 전문경영인 대표체제로 전환됐다. 책임경영 체제 강화 목적이라는 게 보령제약 측의 설명이다.
보령제약 창업주인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장녀인 김은선 회장은 지난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지난 2000년 보령제약 사장, 2001년 보령제약 부회장에 올랐다. 지난 2009년 3월에는 김승호 회장을 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돼 10년간 보령제약을 이끌어왔다.
김은선 회장은 대표이사직은 그만뒀지만 등기임원 자리는 유지했다. 김은선 회장은 이사로서 보령제약의 경영에는 계속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보령제약을 지휘해온 김 회장이 뒤로 물러나게 된 배경에 대해 오너 3세인 김정균 상무에게 경영을 승계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균 상무는 지난해 1월1일자로 보령제약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상무로 신규 선임됐다. 김정균 상무는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해 지주사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보령홀딩스는 지난해 1월1일 보령의 투자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된 법인으로, 보령제약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으면서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보령제약그룹은 김은선 회장이 보령홀딩스를 통해 보령제약을 중심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보령홀딩스 지분은 김은선 회장이 45%, 김정균 상무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보령홀딩스는 오너 일가가 지분 전량을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사라 승계 작업이 비교적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김은선 회장은 보령홀딩스를 통해 회사 전반적인 경영의 끈은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회장은 지난 4월 보령바이오파마·킴즈컴·비알네트콤·보령컨슈머헬스케어 등 계열사 4곳의 임원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도 김정균 상무에게 승계하기 위한 절차 아니었겠냐는 추측도 나왔다.
보령제약은 김은선 회장의 보령제약 대표이사 사임은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부분 대표제를 도입한 데 맞춰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며 "(승계 관련 문제는) 나중의 문제인데 다들 너무 앞서서 추측하는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에 신규 선임된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이사는 지난해 1월1일 보령홀딩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인물이다. 숭실대학교 경영학 학사를 졸업한 안 대표는 제일모직 경영지원실장, 보령제약 경영대표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