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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제 쥬시 대표는 프랜차이즈업계 젊은 CEO로 꼽히지만 수십 년의 경력으로 장사에도 잔뼈가 굵다. 고등학생 때부터 동대문 도매상가를 시작으로 옷가게 아르바이트, 고깃집, 가락청과시장 등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사업 수완을 발휘해 윤 대표는 지난 2010년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를 론칭하고 5년 동안의 가맹사업 준비 과정을 거쳐 음료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과일 주스 전문점보다 3분의1 이상 저렴한 1000~2000원대 가격에 판매했다.
쥬씨는 가맹사업 시작 1년 만에 가맹점 450개, 1년 반 만에 800개를 돌파했다. 포화된 저가 프랜차이즈 음료 시장에서 소자본 창업을 원하는 가맹점주들의 요구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바람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전략은 국내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일본 등 해외에서도 통했다. 현재 쥬씨의 해외 점포는 30여개에 달한다. -
◇"겨울 비수기가 왔다"… 내실다지기 '초점'
윤석제 대표도 올해는 만만치 않았다. 내수경기 침체로 외식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승승장구하던 쥬씨는 지난해 185억원의 매출에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상장 추진도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듯 윤 대표는 다시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윤 대표는 저가 음료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쥬씨의 외형 확대 대신 내실 다지기를 택했다.
짧은 기간 동안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면 가맹점의 수익성 높이기에 초첨을 맞춘 것.
최근 '과일편의점'을 콘셉트로 새 BI(Brand Identity)를 내세워 변신을 시도한 것도 그 일환이다.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취지에서 BI를 3년 6개월 만에 변경했다. 물론 인테리어 변경은 100% 가맹점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신규 가맹 계약하는 매장부터 내·외관 등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면 변경하고 있다”라며 “디자인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특히 매장 전체가 더 역동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이 많다”고 말했다.
쥬씨 겨울 비수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계절 마시는 음료'로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여름엔 더운 날씨로 수요가 많지만 겨울에는 인기가 지속될 지 의문 갖는 이가 많았다. 실제 겨울철 매출은 성수기 대비 30~50% 떨어졌다.
이에 여름에만 마신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주력해 커피와 차, 제철 과일을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을 내놨다. 현재 쥬씨 겨율 메뉴인 따듯한 감귤 쥬스 등은 윤 대표가 직접 만든 레시피기도 하다.
최근엔 대만식 샌드위치를 추가해 단순 음료 판매에서 벗어나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메뉴를 구성했다.
또 딸기가 겨울 제철 과일로 부상하면서 딸기 메뉴에 집중할 계획이다. 품질 유지와 가격 하향 조정을 위해 딸기 농가와 계약재배를 맺고 안정적인 판매단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겨울 출시한 생딸 시리즈가 가맹점 매출증대에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쥬씨의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은 제철 과일이다. 겨울에도 제대로 만든 제철과일주스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사업 핵심은 '가성비'…제2의 백종원 꿈꾸나
윤 대표의 이러한 전략의 밑바탕에는 가맹점주가 있다. 가맹점 수익에 대한 상생 차원에서 올해도 역시 겨울철 비수기 로열티 면제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더욱이 가맹점주와의 소통을 강조한다. 업계에서는 소통이 부족해 본사와 가맹점주간에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하는 점을 고려, 불편한 점을 계속 발견해주고 들어주는 스킨십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표는 "가맹점주 한분 한분과 모두 소통하지는 못하지만 가맹점주협의회를 통해서 소통하다"면서 "본사 운영팀 통해서도 매장 운영의 여러 가지 애로사항에 대해 듣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간혹, 몇몇 점주님들과 직접 통화하며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와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윤 대표는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쥬시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계열사인 프로젝트비(PROJECT B)를 통해 외식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쥬씨의 성장 키워드인 가성비를 다양한 브랜드에 접목시켜 소비자들에게 편익을 주고자 하는 윤 대표의 철학이 밑바탕됐다.
윤 대표는 "가성비를 앞세운 그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한때 업계에서 '가격 파괴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핫도그 브랜드 '팔팔 핫도그', 베트남 쌀국수점' 베트남살롱', 곱창 전문점 '열정곱창' 수제버거 전문점 '멜팅 그릴' 등을 운영 중이다.
가격대도 브랜드별 1000원부터 1만원대까지로 타브랜드에 비해 20~30%까지 저렴하다. 서울 주요 핵심 상권이 아닌 임대료가 좀더 저렴한 대학가를 택하고 있다.
윤 대표는 향후 중국요리에 사용되는 매운 소스 마라를 이용한 중식 브랜드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그는 "사실상의 궁극적인 꿈과 목표는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브랜드를 론칭해서 점주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꿈을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상가임대료 인상, 카드수수료 등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요인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인해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도 외식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많다.
이에 윤 대표는 "잘 되는 아이템이라고 해서 무작정 따라하기 보다는 본인의 역량과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아이템을 면밀히 찾아 승부를 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