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고에 강성노조로 꺼리는 자리돼 사장 공모 길어질 듯국토부, 남북 철도 관련 이벤트도 구상… 직대 무게감 떨어져사장 사퇴 배경이 잇단 열차사고로 알려지면 이미지 실추 우려
  • ▲ 코레일 사옥.ⓒ뉴데일리DB
    ▲ 코레일 사옥.ⓒ뉴데일리DB
    내년 4월 서울에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정작 개최 회원국 운영기관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CEO 없이 국제행사를 치를 공산이 커 보인다.

    오영식 사장이 잇단 철도 관련 사고로 사퇴한 게 알려질 수밖에 없어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내년 4월 OSJD 사장단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 회의는 지난 2015년 25개국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적 있다. 내년 회의는 한국이 OSJD 정회원 신분으로 참석해 처음 열리는 회의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OSJD는 매년 4월과 6월 각각 사장단회의와 장관회의를 개최해 주요 안건을 의결한다. 내년 회의에선 장관회의에 앞서 우리나라의 OSJD 참여 분과와 여객·화물 분야 국제협약 가입 건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에 따라 남북·대륙철도 연결과 관련해 회원국 간 협력방안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할 수도 있다.

    국토부는 회의에 북한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남북철도 협력과 관련해 별도의 이벤트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태도다. 국토부는 OSJD 화물분과위에 소속된 북한과 상시 소통 창구를 마련하려고 옵서버(참관인) 신분으로라도 화물분과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 사퇴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한국철도공사
    ▲ 사퇴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한국철도공사
    문제는 손님을 맞을 집주인이 공석이라는 점이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지난 11일 잇단 철도 관련 사고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임 사장 찾기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사장 공모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적어도 5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오 사장이 정부의 임무를 받고 친노조 성향의 철도정책을 펴면서 전통적인 강성노조로 꼽히는 철도노조의 목소리가 커져 후임 사장이 와도 상당 기간 진통이 불가피할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혁신, 철도 통합 이슈 등 골치 아픈 난제가 산적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 인사도 지원을 꺼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 강릉선 KTX 탈선.ⓒ연합뉴스
    ▲ 강릉선 KTX 탈선.ⓒ연합뉴스
    일각에선 철도 관련 주요국 관계자가 대거 참석하는 자리에서 코레일이 국제적인 망신을 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오 사장의 사퇴 배경이 단기간에 잇달아 발생한 철도 관련 사고 때문이라는 게 회원국 사이에 공공연하게 오르내릴 수밖에 없어서다.

    코레일로선 4수 끝에 OSJD에 가입해 안방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를 치르며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때 거꾸로 이미지 실추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결은 약간 다르지만, 강릉선 KTX 탈선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 현장을 찾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에서 최근 들어 사고가 빈번해 국회에서도 두 번이나 (오영식) 사장이 국민께 사과했다"며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실력으로 다른 나라 철도사업을 수주하고 남북철도를 연결하겠다는 큰 꿈을 진행하기 민망하다"고 질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