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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관련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선로전환기 시스템의 연동 오류에 대해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다른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코레일은 강릉선 준공 전 선로전환기 연동검사 때 철도시설 인수인계를 위해 입회 의무가 있음에도 불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입회 확인이 없으면 향후 사고 발생을 우려해 시설물을 인수하지 않는 데도 코레일은 이례적으로 1년 가까이 시설물 유지보수 업무를 봐온 셈이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지난해 9월17일 강릉선 선로전환기 연동검사 도표에 따르면 철도공단과 감리회사, 코레일이 이번 사고지점에서 가까운 청량신호소 연동검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명기돼 있다. 구체적으로 철도공단 강원본부 신호통신부서와 책임감리를 맡은 S사, 코레일 강원본부 전기처가 참석 대상이었다.
하지만 해당 도표에는 코레일 참석자만 사인이 빠져있다.
철도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코레일은 강릉선 준공 전부터 철도시설 인수인계를 위해 인수팀을 꾸리고 현장 시설물을 함께 점검해왔다. 철도 종합시험운행과 시설물 인수인계는 의무사항이다. 중요한 확인 시설물인 선로전환기 관련 검사에 코레일 관계자 사인이 없다는 것은 준공 후 시설물 유지보수를 위탁 처리하는 코레일이 제 의무를 어겼다는 얘기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연동검사 참석 등 시설물 인수인계는 의무사항"이라며 "(나중에 시설이 잘못돼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코레일에 검사에 입회하지 말고 인수하라고 하면 난리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연동검사 일정이 애초 평일인 20일 이후 예정됐다가 일요일로 앞당겨졌다며 코레일 인수팀이 휴일이어서 입회를 꺼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철도업계 관계자는 "검사는 열차 시험운행 등을 고려해 뜸한 시간대에 한다"며 "휴일이라고 해서 업무를 보지 않는 건 아니다"고 했다.
코레일은 이번 탈선 사고의 원인으로 선로전환기와 전환기의 오류 신호를 연결하는 회선(케이블)이 뒤바뀌어 있었다는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초동조사 결과가 나오자 자신은 유지보수 업무만 본다며 책임을 철도공단에 미뤘다.
양대권 코레일 안전혁신본부장은 지난 9일 뉴데일리경제와의 통화에서 뒤바뀐 표시회로와 관련해 "시설물 이상 여부를 시험측정하는 연동검사는 2년에 1번 한다. 철도공단이 준공 전인 지난해 9월 시행해 아직 (코레일의) 검사 시기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는 연동검사 도표 기록과 배치되는 말이다. 코레일은 준공 전 선로전환기 연동검사에 입회할 의무가 있는 데도 이를 어기고 시설물을 엉터리로 인수해 1년 가까이 유지보수 해오다 사고가 터지자 자신들은 초기 시설물 검사와 무관하다고 발뺌한 것이다. -
철도업계 한 전문가는 "연동검사 도표를 토대로 세부 설계가 이뤄진다"며 "연동검사에 이상이 없었다는 것은 검사 이후 세부 설계가 잘못됐거나 설계는 잘 나왔는데 시공이 잘못됐을 가능성, 시공은 잘 이뤄졌으나 나중에 유지보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선 조사위 조사 결과를 기다려볼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