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차코리아도 매물로 나와… 매각 쉽지 않아 매물만 쌓여향후 외식업 전망 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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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 업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제 불황에 최저 임금 등 악재가 쌓이는 상황에서 강력한 규제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슨캐피탈은 최근 공차코리아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부터 외국계 등 투자자 2곳이 유니슨캐피탈과 미팅을 가지며 논의에 들어간 후 1년 반여만의 매각 행보다. 최대 매각가격은 4000억 규모로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공차는 2012년 김여진 대표가 한국 판권을 따내 홍대 앞 1호점을 낸 뒤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14년 10월 공차코리아 지분 약 65%를 34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공차코리아는 한국·대만·일본 등 3개국에서 직영사업을 하고 있고, 16개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공차의 이런 움직임은 새로운 먹거리 부재와 경영환경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차는 물론 관련 업계에 따르면 M&A 거래소 등 매각 시장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약 70~80개에 달한다. 멕시칸 음식 온더보더, 샐러드 전문점 카페 마마스 등이 시장에 나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경영난과 향후의 어두운 사업 전망 등을 이유로 매각을 고려하는 곳도 많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예견됐다. 외식산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원재료비 상승, 외식 감소 등 삼중고에 내몰리고 있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가맹본사 역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매장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산업의 불황은 정부가 측정한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67.41로 2분기 68.98보다 1.5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분기 69.45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했다.
여기에다 프랜차이즈 규제 개정안만 62개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만 6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 가맹본부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라 사실상 사업을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하락과 1인가구 증대,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가 외식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기침체를 포함한 시장환경과 소비자 소비행태 변화를 볼 때 전반적 경기회복 없이는 외식업계의 향후 경기 전망은 어두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현재 수십여 곳이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수요가 많지 않은 점이다. 매물만 계속해 쌓이면서 시장을 두고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외식 브랜드 매드 포 갈릭의 매각을 추진하던 스탠다드차타드PE는 매수자를 찾지 못해 2개월 만에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스쿨푸드 역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공차 매각 흥행 여부에 대해서도 신중한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얼어붙은 외식산업 경기도 당장은 풀리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알짜 프랜차이즈 업체가 M&A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