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글로벌 사업 중심 기존 신흥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동올해 M&A 기업들과의 시너지 효과 나타날 전망…실적 회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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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토확장'을 가속화한다. 미국이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한 필수 관문인 만큼, 이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글로벌 사업 중심이 중국 등 기존 신흥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아시아 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CJ그룹 계열사들은 이 회장의 글로벌 영토확장 전략에 따라 2000년대 이후부터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해외진출을 추진해 왔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 경제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 회장이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베트남과 중국에 이어 6년 만에 직접 해외에서 그룹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미주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식품, 문화, 바이오, 물류 등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영토 확장의 무한한 기회가 있다"며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얼마나 글로벌 영토확장을 하느냐에 따라 CJ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언급했다.
CJ그룹이 지난해 단행한 인수·합병(M&A) 작업도 미국 사업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J는 물류 기업 DSC로지스틱스 인수에 이어 그룹 M&A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 냉동식품회사 슈완스를 인수했다.
특히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만두 해외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50%를 돌파하는 등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는 슈완스를 비롯해 카히키, 마인프로스트 등 미국과 독일에서 인수한 현지업체들과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사실 CJ 계열사들은 그동안 미국 현지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으나 빈약한 유통채널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 내 다양한 채널을 확보한 슈완스와의 M&A를 통해 이런 한계도 해소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슈완스의 기존 제품을 활용한 협업도 기대되고 있다. 슈완스는 미국 냉동식품 시장에서 네슬레와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선도기업이다. CJ와 같은 식품기업인 만큼, 서로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 개발도 이뤄질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에 경쟁력을 갖춘 현지업체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며 "서부·동부에만 집중해 왔던 시장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CJ는 올해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초격차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불황과 장기 저성장에 대비해 구조 혁신을 통해 체질 강화 및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CJ의 실적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CJ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어난 3221억원, 지배순이익은 39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상장 자회사인 올리브네트웍스는 부진에서 벗어나 성장률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E&M-오쇼핑 통합 및 제일제당의 대한통운 자회사화 등 그룹의 굵직한 계열사 재편이 마무리된 이후 그룹 본연의 실적체력이 확인될 전망"이라며 "CJ올리브네트웍스 실적의 바닥탈피, CJ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 선회로 주가회복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