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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또 한번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캐나다 국경관리청이 한국산 도금강판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오는 5월 수입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도금강판에 고율의 관세가 결정돼 업계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29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국경관리청(CBSA)은 지난 22일 수입산 부식방지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번 판정에서 포스코강판 등 국내 업체들은 40%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동부제철은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9% 관세 부과에 그쳤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인도도 포함됐다. 중국은 업체별로 3.6~53.3%를 부과받으며 최고율을 기록한 국가가 됐다. 대만산 도금강판에는 3.2~33.2%가, 인도는 40% 반덤핑 관세가 결정됐다.
관세 부과는 즉각적으로 이뤄지진 않았다. 캐나다국제무역법원( CITT)은 내달 21일까지 이번 판정에 대해 자국 산업 피해 유무를 판단한 뒤 관세 부과를 결정한다. 최종 판정 시 반덤핑 관세율은 향후 5년간(2019~2023년)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의 캐나다향 도금강판 수출은 그리 많진 않다. 코트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대(對) 캐나다 도금강판 수출액은 전년 대비 85.2% 증가한 3339만 달러(374억원)를 기록했다.
따라서 수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캐나다가 수입산 철강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어, 이는 국내 철강사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 한국·중국·대만·인도산 부식방지 도금강판에 대한 수입규제에 따라 프랑스,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등 관련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세이프가드는 가장 큰 걱정거리다.
캐나다는 지난해 10월 열연, 후판, 컬러강판 등 7개 철강재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으며, 같은 달부터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100%를 초과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을 잠정 시행하고 있다.
최종 조사 결과는 오는 4월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역시 바삐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철강 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해 이번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 및 잠정조치가 국제 무역에 장애를 초래하고, WTO 협정상 세이프가드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고, 조기에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세이프가드 조치는 캐나다 국내적으로도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프라 건설 등 캐나다 연관산업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가 수입 철강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판정 역시 그런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세이프가드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고율의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세이프가드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입장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대(對) 캐나다 철강재 수출은 62만톤(약 5억8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이 중 세이프가드 조사 대상 제품 수출은 25만5000톤(약 2억3000만 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