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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광역시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부산 수영구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분양·입주물량 급증으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구 수성구의 성장으로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3.3㎡당 가격이 260만원까지 차이 나던 두 지역 간 격차는 어느새 51만원까지 좁혀지면서 5대 광역시 대장주 자리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30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7년 1월 수영구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549만원에서 2018년 12월 1577만원으로 2년간 1.80%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성구는 1327만원에서 1525만원으로 14.9% 상승하면서 부산 해운대구를 제치고 수영구까지 바짝 쫓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성구와 수영구의 가격 역전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실제 수성구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두산위브더제니스'의 경우 신고가를 써내려가며 훈풍이 불고 있지만, 수영구 아파트들은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29㎡는 지난해 1월 11억7000만원(8층)에 실거래 됐지만, 1년이 지난 올해 1월에는 13억6000만원(9층)에 거래되면서 1년새 1억9000만원 뛰었다.
이에 반해 수영구 '부산 더샵 센텀포레' 전용 84㎡는 지난해 1월 5억6700만원(14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5억7000만원(6층)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사실상 보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두 지역 간 분양시장도 대조적이다. 대구는 신규 아파트 수요가 높아 분양 단지마다 인기를 끌고 있지만, 부산은 8·2대책에 따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수요가 대거 떠나면서 청약경쟁률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구 아파트 1순위 경쟁률은 44.7대 1인 반면, 부산은 8.3대 1로 나타났다.
오대열 경제만랩 팀장은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수영구와 달리 조정대상지역은 아니기 때문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며 "대구 수요와 타 지역 수요까지 더해지면 수성구의 부동산 상승세는 지속돼 연내 5대 광역시 대장주 자리에 앉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