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오래 머물게” 백화점업계 대대적인 리뉴얼 나서리노베이션 투자비용 대비 집객효과 높아… 명품·리빙·식품관 위주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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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 업계가 신규 출점 ‘제로’ 시대를 ‘리뉴얼’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출혈이 큰 신규출점을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 기존 점포의 ‘명품’, ‘리빙관’, ‘식품관’ 등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전문관을 보강해 리뉴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서울 소공동 본점 재단장을 시작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개관 4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대대적인 점포 개편에 나선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1979년 12월 17일 ‘롯데쇼핑센터’로 개점한 후 1988년 본점 확장, 2003년 본점 영플라자 개점, 2005년 에비뉴엘 개점 등으로 지속적인 외형 확장, 신규 브랜드 유치 등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올해 리빙관을 시작으로 2020년 식품관, 2021년 여성·남성관, 2022년 해외패션관으로 4개간 진행된다. 리빙관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 순차적으로 공사가 진행돼 지난 24일 주방·식기 카테고리(1공구)를 열었다. 리빙관은 현재 1~5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까지 최종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압구정본점(사진) 등 주요 점포 4곳을 동시에 개·보수한다. 현대백화점은 매년 1개 안팎 점포에 대해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으나, 주력 점포 4곳을 한꺼번에 리노베이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르면 6월 압구정본점 리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서울 경기권역에 위치한 주요 점포 4곳이 연내 개·보수 공사에 돌입한다. 신촌점과 중동점 유플렉스, 미아점이 포함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점포별로 진행하는 공사 면적을 합치면 대형 백화점과 맞먹는 5만2337㎡(약 1만5000평) 규모로, 공사비만 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압구정 본점은 2008년 전관 리노베이션 이후 11년 만에 재단장에 착수한다. 이르면 6월부터 지하 2층 패션·잡화 매장부터 리뉴얼 작업을 할 예정이다.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벽을 없앴다. 전체 면적 중 10~20%는 고객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리빙관(지하 1층)과 남성·골프관(4층)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재단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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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소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백화점 사업을 강화하며 퀀텀점프에 나선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명품 브랜드 강화와 고객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중부권 최고 백화점’에서 한 단계 나아가 서울 갤러리아명품관에 이은 제2의 명품관으로 도약 의지를 밝혔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백화점 사업부문의 성장엔진인 명품 브랜드의 확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현재 수도권에 인지도 높은 프랑스 및 이태리 등 명품 브랜드에 대한 2019년 입점이 진행 중이다. 또 현재 입점된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 리뉴얼도 2019년에 완료한다. 서울 갤러리아명품관의 맛집 성지 '고메이494'의 성공 DNA도 2019년 타임월드에 이식된다. 타임월드는 내년 5월, 식품관 영업의 2개 축인 마켓과 식음시설을 전면 재편하는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다.

    타임월드는 현재 백화점동·주차동·업무동으로 3개의 건물로 나뉘어진 콘셉트를 백화점·웨스트윙·이스트윙으로 재편한다. 2019년 내 타임월드 VIP 고객만을 위한 VIP 클럽 라운지를 백화점 외부에 별도로 대전지역에 신설한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관계자는 “독보적 명품MD의 강화, 서비스, 외관 등 총체적인 변화의 시도들이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보여질 것”이라며 “제2 명품관 도약은 구호가 아닌 타임월드의 성장을 위한 전략적 실행”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은 신규 점포를 내며 매출을 늘려왔지만, 온라인쇼핑 시장이 세를 키운 최근 수년간 새 점포를 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의 간판을 인천터미널점으로 바꿨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판교점을,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대구점을 낸 것이 마지막이다.

    반면 백화점 인테리어와 매장 구성, 층별 공간 기획 등을 한꺼번에 바꾸는 리노베이션은 투자비용이 큰 대신 집객 효과가 높다는 평가다. 

    5년간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월에 그랜드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전년 대비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올해 1월 천호점을 찾은 20·30대 매출은 21.6%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리뉴얼 이후 30%까지 올라갔다.

    지난달 24일 리뉴얼을 마치고 오픈한 롯데백화점 본점 8층 리빙관의 주방, 식기 카테고리(1공구)가 한 달여(1월24일~2월12일) 만에 1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다녀갔고,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66.7%나 신장했다. 8층 전체 리뉴얼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객들의 방문이 이뤄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리뉴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고객들이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최상의 쇼핑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