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0년간 35兆 투자 계획 발표'전국 최장기 미분양 관리지역' 청주, 미계약도 '잔뜩'
  • ▲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서 열린 'M15' 공장 준공식 현장. ⓒ연합뉴스
    ▲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서 열린 'M15' 공장 준공식 현장. ⓒ연합뉴스
    SK그룹이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하면서 '미분양 무덤'으로 전락한 충북 청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반도체 공장 증설을 비롯해 신규 공장 설립 등으로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돼서다. 다만 SK 투자 효과로 청주 부동산시장이 반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경기 용인시, 이천시, 청주에 향후 10년간 총 175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원삼면 일대 약 448만㎡의 부지 조성이 끝나는 2022년부터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 4개를 세울 계획이다. 또 '반도체 3각축' 마련을 위해 청주 사업장과 이천 사업장에도 10년간 각각 35조원,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청주의 경우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M15의 생산능력 확대와 낸드플래시 신규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충북도·청주시와 청주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토지구입 양해각서(MOU)와 분양 계획을 내달 체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측은 "향후 신규 반도체라인 건설을 염두에 두고 부지를 확보할 목적으로 MOU를 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 소식에 충북도와 청주시는 "투자 유치 금액으로 보면 도정 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충북에 15조원을 투자했고 이번 발표 금액을 더하면 50조원에 달한다"며 "SK하이닉스가 충북에서 글로벌 톱 기업으로 성장해 '일등 경제 충북'을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결정에 따라 미분양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청주 부동산시장의 반등 가능성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청주는 2016년 10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제외된 적 없는 '전국 최장기간 관리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청주의 미분양은 지난해 말 기준 2258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 2234가구보다 24가구 늘었다. 이는 충북에서 가장 많은 물량으로, 전체의 49.5%에 달한다. 충북 미분양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청약시장도 싸늘했다. 아파트투유 집계 결과 지난해 2월 분양한 '오창센토피아 롯데캐슬'은 전 타입이 청약 미달되면서 전체의 91.9%인 158가구가 미분양됐다. 같은해 4월 공급한 '흥덕 파크 자이'도 전체의 98.7%인 444가구가 미분양됐다. 6명만 청약한 것이다.

    주택보급률 또한 높은 상황이다. 시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마련한 '주택정책 토론회'에서 준비한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해 청주 주택보급률은 118%에 육박했다. 2016년 117%에서 해마다 증가 추세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수를 일반가구 수로 나눈 것으로, 100%를 넘을 경우 가구 수에 비해 주택이 많음을 뜻하며 100% 미만은 그 반대를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값도 하락세를 맞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청주 흥덕구 소재 '봉명 아이파크' 전용 150㎡(13층)의 매매가는 지난해 3월 3억3500만원에서 12월 3억1000만원으로, 2500만원 하락했다. '대주피오레 2차' 전용 84㎡(12층)도 지난해 4월 2억2700만원에서 12월 2억200만원으로, 2500만원 떨어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청주 부동산 침체의 가장 큰 이유는 인근에 위치한 세종과 대전 등의 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라며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 결정에 따른 근로자 유입 기대감 등은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해 반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만 아직 착공도 들어가지 않은 상황인 만큼 SK하이닉스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