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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북구 낙후 지역으로 꼽히던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가 고층 주상복합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이곳은 역세권이라는 이점에도 오래된 지상철, 집창촌, 전통시장 등이 혼재하면서 서울의 대표적 슬럼가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장기간 정체돼 온 재개발 현장들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시장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고 65층에 달하는 스카이라인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GTX를 포함, 총 10개 철도망이 구축되는 만큼 동북권 핵심 주거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청량리 일대에 고층 주상복합단지 3곳의 분양이 예정됐다.
포문은 청량리3구역이 연다.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은 이 구역에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를 공급한다. 지하 6층~지상 40층, 2개동이 들어선다. 전용 59~150㎡ 아파트 220가구와 전용 29~52㎡ 오피스텔 34실로 조성된다. 지하 1층과 지상 1~2층에는 상업시설이, 지상 3~6층에는 사무실이 들어선다.
1994년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 구역은 2011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최초 사업시행자(오티모건설)의 파산으로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수원지방법원이 진행한 경매를 거쳐 시행사인 펜타디앤씨가 땅을 매입했고, 하나자산신탁이 신탁방식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정상화 기틀이 마련됐다.
과거 '588'로 불렸던 집창촌 일대를 재개발하는 청량리4구역도 이달 분양에 나선다.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10여년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 곳으로, 2015년 11월부터 이주 및 철거에 돌입, 이달 말 롯데건설이 '롯데캐슬 SKY-L65'를 선보인다.
최고 65층으로 강북권에서 최고층으로 조성될 뿐더러 단지 규모 측면에서도 사실상 향후 강북권 아파트의 대장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상 63~65층 아파트 4개동·1425가구와 42층 랜드마크 빌딩 1개동으로 이뤄진다. 랜드마크 빌딩에는 호텔, 업무시설, 오피스텔, 쇼핑몰 등이 들어선다. 아파트 일반분양 비율이 87%에 달해 로열층 당첨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청량리4구역 옆 동부청과시장 재개발구역에는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용 84~162㎡ 아파트 1152가구와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지상 50~59층 아파트 4개동으로 이뤄진다. 전체 가구 중 1129가구가 일반분양 분이다. 완공은 2021년 예정이다.
2009년 첫 삽을 뜬 이 사업은 최초 사업권자인 금호산업이 2010년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용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연돼왔다. 2015년 보성그룹 자회사인 김포개발(청량리엠엔디)이 용지를 매입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시공은 한양이 맡아 사실상 자체개발사업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서울 동북부의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던 곳에서 강북을 대표하는 지상 40~60층 초고층 주상복합 주거단지로 변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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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청량리역의 개설과 함께 경원선과 중앙선‧경춘선 등 철도의 시종착역이 된 청량리역은 경부선의 서울역, 호남선의 용산역과 함께 서울을 출발하는 철도의 중심지가 됐다. 지금도 춘천, 정동진 등 강원 지역과 제천 등 충북 내륙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동북권 대표 기차역이기도 하다.
청량리는 철도역을 중심으로 하는 뛰어난 교통 환경으로 서울의 부도심 기능을 담당했지만, 도심 지역의 팽창과 주변 지역의 노후화로 현재는 사실상 부도심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교통 환경 덕에 유동인구는 많지만, 인근 지역의 개발이 더뎌지면서 주거지로서의 선호도는 다소 낮았다.
실제로 막상 청량리 역세권으로 불릴 수 있는 역 초인접지에는 새 아파트가 전무했다. 청량리동의 경우 마지막 새 아파트 입주가 2004년으로, 15년이 됐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청량리역에서 한두 블록 떨어진 전농·답십리뉴타운 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다. 청량리와 답십리 일대에 위치한 전농·답십리 재정비촉진지구(재개발 구역)의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청량리 역세권 일대 개발과 재건축‧재개발도 영향을 받아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청량리 일대의 가장 큰 장점은 교통이다. 서울 동남권에서 강‧남북 업무지구를 모두 20분대에 갈 수 있다. 청량리역은 수도권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경원선·경춘선·경의중앙선·분당선이 운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분당선 연장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왕십리역에서 선릉역까지 16분 걸린다. 다만 운행 열차가 평일 기준 9편에 그쳐 배차시간이 1시간이 넘는다.
고속철도로 지방으로 오가기도 편하다. 지난해 12월 서울~강릉을 잇는 KTX경강선이 개통되면서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 86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4개 노선이 더 들어선다. 면목선, 강북횡단선 등 경전철과 GTX B·C노선이다. 강북횡단선은 양천구 목동과 동대문구 청량리 사이 25.7㎞ 구간을 잇는 2~3량 규모 경전철이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 분당선, 경의중앙선, 지하철 1·3~5·9호선 등에서 환승할 수 있다.
청량리역에서 중랑구 신내동을 잇는 경전철 면목선은 2022년 조기 착공할 계획이다. 또 청량리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인 1호선 제기동역에는 왕십리~상계동을 잇는 동북선이 2024년 들어설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거 청량리역 주변은 낙후됐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본격적인 재개발을 앞둔 지금은 강북을 대표하는 주거단지가 될 곳으로 꼽힌다"며 "이미 뛰어난 교통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다 정비사업을 통해 주상복합 등 초고층 주거단지가 들어설 경우 강북을 대표하는 주거중심지로 발돋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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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분양가다. 이들 3개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2600만~2700만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근에서 올 초 분양한 전농동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의 평균 분양가가 2600만원이기 때문이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9억원을 넘어설지도 변수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집단대출(분양가의 60%)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첨자는 계약금은 물론, 중도금까지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의 경우에도 높은 분양가 탓에 일반분양 물량 일부가 미달된 바 있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면서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청약경쟁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지적 장점이 약하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단지는 예전처럼 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분양시장이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가격민감도가 커진 만큼 분양가가 분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들 주상복합 단지 외에 일대 주택 재건축·재개발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량리동 205번지 일대 청량리6구역은 현재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를 진행 중이다. 2004년 추진위가 설립됐으며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올해 1월 조합설립인가 기준인 동의율 75%를 넘어섰다. 대지면적이 8만3883㎡로, 청량리 일대 재개발 지역 중 최대 규모로, 재개발을 통해 최고 지상 16층, 19개동, 아파트 1236가구가 신축될 예정이다.
청량리동 199번지 일대 청량리7구역은 지난해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득하고 현재 관리처분인가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동대문구청은 지난해 7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의 사업시행변경인가를 고시했다. 이전 분양신청 때 높았던 청산비율을 줄이고 분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대형 면적을 중소형 면적으로 축소하고 가구 수를 늘리는 계획으로 설계 변경한 것이 핵심이다.이에 따라 7구역은 기존 650가구에 임대주택 23가구를 포함한 11가구가 늘어 지하 6층~지상 18층, 9개동, 총 761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시공자는 이미 롯데건설로 정해졌으며 이르면 상반기 중 관리처분인가를 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8구역은 지난해 조합설립인가 이후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청량리도 435번지 일대 2만9314㎡ 부지를 대상으로,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 총 576가구가 건립될 예정이다.
이곳은 청량리 일대 재개발 구역 중 청량리 민자 역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다 조합원 수에 비해 일반분양이 많아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합은 현재 중대형 가구 수를 조정하고 용적률을 법정 최고한도(300%)까지 상향 조정하는 등 정비계획 변경을 통한 신축 가구 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청량리역 바로 앞에 있는 1089가구 대단지 미주아파트도 최근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해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1978년 입주해 올해 42년 차를 맞은 아파트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재건축 후 지하 2층, 지상 11~27층 규모 아파트 1401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