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시장 규모 줄어들자 배달·테이크아웃 전문 매장 '인기'
  • ▲ ⓒ피자헛
    ▲ ⓒ피자헛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점포 소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국내 외식업계에 배달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외식 매장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최저임금 여파로 인한 인건비 부담 등 점포 소형화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월 평균 외식 빈도는 2017년 21.8회에서 지난해 20.8회로 감소했다. 월 외식비는 30만3854원에서 4% 가량 줄어든 29만2689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반면 현재 국내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플랫폼, 이른바 음식배달 O2O(Online to Offline)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전체 음식배달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피자헛의 서울시 내 레스토랑 매장은 8개 뿐이다. 배달과 포장이 가능한 매장은 84개 수준에 이르지만 레스토랑 운영은 1/10 수준인 것이다. 과거 레스토랑 위주로 성장했던만큼 피자헛의 배달 전문 매장 확장은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대표적 사례다.

    피자헛은 지난 2015년부터 외식 피자 매장의 인기가 줄어들며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자 기존 레스토랑 매장을 폐점하고 배달전문매장으로 변경하는 형식으로 점포 소형화를 추진해왔다.

    실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직영점은 폐점 후 200m 떨어진 곳에 배달 전문 매장을 다시 오픈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또 다른 매장 역시 배달전문 매장으로 변경됐다.

    피자헛은 현재 운영 중인 레스토랑 매장 역시 과거와 같이 피자헛의 메뉴와 샐러드바를 단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컨셉 스토어 형식으로 전용 메뉴를 개발하고 '피자 뷔페'를 운영하는 등의 변화를 꾀했다.

    피자헛은 '패스트 캐주얼 다이닝(FCD)' 컨셉트 매장을 확대, 과거 프리미엄 외식 매장 이미지를 버리고 스페셜 피자를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역시 비슷한 시기인 2015년 폐점 러시가 이어졌다. 미스터피자의 경우에는 외식 트렌드 변화에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더 큰 폭의 폐점률을 기록했다. 미스터피자의 지난 2017년 폐점률은 15.7%로, 피자헛(5.7%)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높다

    미스터피자는 배달 수요 증가에 따라 일반 매장 외에 22개 배달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신규 점포를 ‘스몰 다이닝’ 위주로 출점해간다는 계획이다. MP그룹 관계자는 “기존 샐러드바 강점은 살리면서 배달 중심의 피자 소비트렌드에 맞춰 테이블 3~4개 수준의 소규모 매장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말 오픈한 경기도 부천시의 역곡점은 좌석 수가 20석 뿐이다. 샐러드바 규모도 과거에 비해 1/4 수준으로 작아졌지만 만석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 미스터피자 역곡점. ⓒ임소현 기자
    ▲ 미스터피자 역곡점. ⓒ임소현 기자
    외식 시장이 쪼그라들 때 반대로 성장세를 탔던 더본코리아는 처음부터 점포 소형화 전략을 취한 대표적인 업체다. 더본은 점포 소형화와 식재료 장기계약 등으로 비용을 줄여 수익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취한다. 이 때문에 '가성비' 트렌드 열풍을 등에 업고 단기간 내에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

    더본코리아는 현재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등 20여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코리안 티 카페 오가다 소자본 테이크아웃 창업모델 ‘카페 오가다 더 심플’을 론칭했고, 셀렉토커피도 최근 최소 8평부터 창업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꿔 창업비용을 줄였다. 모스버거는 테이크아웃 전문 브랜드 '모스버거 익스프레스'를 내놨다. 쥬씨 역시 소형 점포 프랜차이즈의 대표다.

    이처럼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업계를 가리지 않는 '점포 소형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배달 시장의 증가와 더불어 최저임금이 최근 큰 폭으로 상승해 인건비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지적돼왔던 임대료 문제 역시 제기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가족 고객을 중심으로 크게 확장했던 외식 시장이지만 처음에는 임대료 문제가 커졌고, 최근 배달시장이 성장하고 인건비 상승 등의 여러가지 부정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소형화 점포의 효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임대료, 운영비용 등은 물론이고 인건비 부담도 줄어들어 오히려 요즘 뜨고 있는 배달 서비스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외식 점포 소형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