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항체계 업그레이드… 신규 항공사, 수익성 문제 겪게 될 것
  •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제주항공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제주항공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잇단 추락 사고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된 미국 보잉의 '737-맥스 8' 항공기 도입에 대해 "완전한 안전이 확보돼야 도입하겠다"며 안정성 원칙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전과 관련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이 비행기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항공 산업의 기본인 '안전운항 체계'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것.

    당초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보잉사의 737-맥스 8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계약을 체결, 오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반 년 간 두 번의 추락 사고로 현재 유럽, 중국, 미국 등 전세계 주요국에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 사장은 "제작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안전하다는 증명을 해낸다면 도입을 진행할 것"이라며 "저희가 말한 도입 시점은 2020년부터다. 아직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제작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가장 큰 목표로 항공산업의 기본인 '안전운항체계 업그레이드'를 꼽았다. 새로운 안전관리시스템(ESMS)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한 뒤 예측가능한 미래 발생 상황에 대한 위험요소를 줄이는 한편,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항공 안전에 관심이 집중된 지금이 '백투베이직(Back to the Basic)'이라는 생각으로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할 시기"라며 "안전운항 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회사 내부 오퍼레이션 체계 하나하나 기본부터 다시 한번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의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제주항공의 초창기가 쉽지 않았던 것처럼, 경쟁으로 인해 수요가 커질 때까지는 수익성 이슈를 겪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 시기를 뛰어넘게 되면 더 커진 시장 규모 속에서 항공사업이 발전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LCC시장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이달 초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 등 신규 LCC 3개사가 새로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기존 6개이던 LCC 숫자는 9개로 늘어났다. 이 중 에어로케이는 청주국제공항, 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은 지방 거점 항공사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이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가경쟁력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2020년대에 강력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충성고객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고객 니즈에 맞춰 운임 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운임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올해부터 국제선 노선에도 '페어 패밀리'란 이름의 차등 운임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페어 패밀리는 소비자가 자신에 맞는 운임을 선택할 수 있는 체계다. 아울러 이코노미 좌석보다 더 넓고 편한 '뉴 클래스' 좌석을 통해 기존 LCC 좌석을 불편해하는 고객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노선 운수권 확대와 관련해선 "수요가 큰 지역, 특히 제주항공이 이미 취항하는 도시를 우선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2월 정부로부터 운수권을 획득한 부산∼싱가포르 노선에는 오는 7월부터 뉴 클래스 좌석을 투입한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국내 LCC 1위 사업자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매출액 1조 2천594억원으로 전년 매출액 9964억 원 대비 26.4% 증가한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