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실적 뒷걸음질…지난해 미·중무역분쟁 직격탄 맞았다
  • 지난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다른 상장사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한것으로 집계됐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540개사(금융업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894조6000억원으로 2017년보다 4.76% 늘었다.

    영업이익은 157조6000억원으로 0.32% 증가에 그쳤고 순이익은 107조9000억원으로 -6.72% 급감했다.

    2017년에는 외형도 어느 정도 키우면서 이익은 더 가파르게 늘렸지만 지난해는 기업의 외형 성장지표인 매출액은 찔끔 늘었지만 기업들의 실질적인 이익 증가를 나타내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꼬꾸라졌다는 의미다.

    신광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팀장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제외하면 다른 상장사들의 실적이 뒷걸음질쳤다"며 "상장사들의 영업외 손익이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7년보다 0.32% 늘었지만 순이익률은 -6.72%로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와 대중국 수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쏠림도 여전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뺀 지난해 매출액은 1650조8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57%, 13.51% 감소한 98조원 및 63조원에 불과해 삼성전자를 포함할 때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58조8000억원과 20조8000억원으로 두회사의 영업이익은 전체 상장사의 절반이 넘는 50.5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영업이익은 78조원으로, 전년(90조3758억원)보다 오히려 1.2% 가량 급감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상위 10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103조원으로 전체의 63%에 이른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 의료정밀, 서비스, 기계 등 14개는 순이익이 늘거나 흑자 전환한 반면 통신업, 건설업, 운수장비 등 3개는 순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다.

    금융업종에 속한 40개 기업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27조5000억원)과 순이익(20조3000억원)은 각각 7.44%와 0.98% 늘었다.

    업종별로는 은행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17.95%로 가장 많이 늘었고 금융지주(9.11%), 증권(8.68%), 보험(1.91%), 기타(-3.39%) 등 순이었다.

    순이익도 은행업이 16.86%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비교적 선방했고 증권(7.06%) 금융지주(2.57%)가 뒤를 이었는데 보험업(-9.05%)만 유일하게 감소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외형과 수익성 성장세가 코스피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911곳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69조1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4.69%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조4000억원과 4조3000억원으로 각각 -11.03%와 -8.66% 감소했다.

    IT업종 전체적으로 매출액 및 순이익이 각각  4.21%, 18.03% 증가했다. 그러나 비IT업종은 전체적으로 매출액은 4.95%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2.52% 감소했다.

    특히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1152개사의 매출액은 128조9180억원으로 2017년 보다 0.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15.40%, 14.5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