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산업 분리와 사고 관련성 따로 전문가 자문… "분리 후 되레 줄어"안전진단 연구용역 결과 따라 코레일·철도공단 희비 갈릴 듯
  • ▲ 탈선한 강릉선 KTX 열차.ⓒ연합뉴스
    ▲ 탈선한 강릉선 KTX 열차.ⓒ연합뉴스
    철도업계가 감사원발 철도구조개편에서 비켜날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 통합 여부 등 칼자루는 다시 국토교통부가 쥘 전망이다.

    15일 감사원에 따르면 철도안전 관리실태에 대한 실지감사가 오는 19일 마무리된다. 지난달 20일부터 대상기관과 현장을 방문해 감사를 벌여온 감사원은 애초 지난 9일까지 1단계 감사를 마칠 계획이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실지감사 기간 연장이 흔치는 않지만, 해당 기관의 자료제출 지연 등 여러 사정에 따라 연장될 순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강릉선 KTX 탈선 등 철도 사고가 잇따르자 국토부가 감사원에 철도 안전 전반에 대한 감사를 청구해 이뤄졌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12월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빈번한 (KTX 열차) 사고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며 "현재의 철도 정비시스템이나 이후 대처 문제에 어떤 조직적, 재정적 결함이 있는지 감사결과를 종합 반영해 철도발전 방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철도업계에선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면 철도산업 구조개편이 급물살을 탈 거라는 견해가 많다. 국토부는 철도안전체계를 먼저 진단한 뒤 구조개편을 검토하겠다며 지난 1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수평통합 관련 연구용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감사원은 19일까지 실지감사를 마무리하면 서면으로 대상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와 감사보고서 작성·심의를 거쳐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 ▲ 철도시설안전합동혁신단 현판식.ⓒ철도시설공단
    ▲ 철도시설안전합동혁신단 현판식.ⓒ철도시설공단
    철도업계 일각에선 감사원발 철도구조개편 논의는 피해갈 거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철도업계 믿을만한 소식통의 설명으로는 감사원은 감사 착수 초기 철도전문가에게 철도노조 주장대로 현재의 상하 분리 체계가 사고 발생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자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노조 등은 철도건설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유지·보수는 코레일이 맡는 현재의 상하 분리가 안전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레일과 철도공단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구조개혁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돼 분리됐다.

    하지만 철도전문가 사이에선 상하 분리 이후 철도 관련 사건·사고 발생 횟수가 과거 철도청 시절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감사원이 철도노조 말처럼 철도 상하 분리를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감사에 착수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감사원이 철도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직접 메스를 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구조개편 논의의 칼자루는 다시 국토부가 쥘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철도안전 강화대책의 후속 조처로 철도의 구조적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룰 연구용역을 이번 주 안으로 조달청을 통해 발주할 예정이다. 첫 번째 연구용역은 정비·유지보수 인력과 열차 내 안전인력의 적정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인력과 조직이 부족한지, 부족하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등을 진단하게 된다.
    두 번째 연구용역은 이원화된 건설·유지보수 업무와 철도 관제의 독립성 문제 등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