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BHC,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작년 영업이익 역성장배달료 부과 이후 테이크아웃 매출 늘어난 교촌bhc '사이드메뉴' BBQ '치킨앤비어' 전략 시동
  • ▲ 교촌치킨 신촌점. ⓒ임소현 기자
    ▲ 교촌치킨 신촌점. ⓒ임소현 기자

    '배달음식'의 대표격인 치킨이 홀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연이은 배달료 부과와 가격 인상으로 '치킨 2만원'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치킨업체들의 실적은 오히려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배달에 의존하던 기존 운영 방식으로는 성장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각 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전년(207억원)대비 4.5%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168억원에서 3304억원으로 4.2% 오르긴 했지만 지난해 초 배달료 부과를 시작한 데 따른 매출 상승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bhc와 BBQ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 쳤다.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06억원으로 전년(648억원)대비 6.4% 줄었고, 매출은 같은 기간 2391억원에서 2375억원으로 0.6% 감소했다.

    bhc 관계자는 "지난해 '성과공유' 차원에서 가맹점에 30억원을 지원하는 등의 투자로 영업이익이 조금 줄어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비비큐는 지난해 영업이익 1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4억원) 대비 10.7% 줄었다. 매출 역시 2353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떨어졌다.

    BBQ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소형 점포에 대한 카페형 매장 전환 작업에 따른 일시적인 매출 감소"라며 "가격 인상 역시 일시적으로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 ▲ BBQ 치킨앤비어 매장. ⓒ제너시스비비큐
    ▲ BBQ 치킨앤비어 매장. ⓒ제너시스비비큐
    지난해 치킨업계의 화두는 '치킨 2만원 시대 도래'였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5월 배달료 2000원 부과 방침을 알렸고, BBQ는 같은해 11월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치킨 한마리를 배달로 시켰을 때 소비자가 실제 결제해야 하는 금액은 2만원 가량. 여기에 서비스였던 음료 등도 유료화되면서 소비자의 체감 치킨가격은 더욱 상승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빅3가 새로운 전략에 착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교촌은 지난해 홀 전용 메뉴를 출시하고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교촌은 홀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반마리(S사이즈) 메뉴를 내놓고, 샐러드 등과 함께 구성된 홀 전용 세트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배달비 부담없이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린 것이다. 실제 교촌의 테이크아웃 비중이 늘었다.

    교촌 관계자는 "배달비 부과 전에는 테이크아웃 비중이 10%를 밑돌았지만, 배달비 부과 이후 15% 이상 증가했다"며 "배달을 하면서 주류 매출 등을 함께 낼 수 있는 홀 매장 운영을 원하는 점포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bhc 역시 '치즈볼' 등 사이드메뉴의 인기가 급격하게 높아지며 매장(비어존) 매출이 상승세에 들어섰다. bhc에 따르면 지난달 bhc의 사이드 메뉴 매출은 전년 대비 350% 올랐다. 인기 메뉴인 '달콤바삭치즈볼'은 같은 기간 600% 상승했고, 올해 2월에 출시된 뿌링치즈볼은 출시 이후 약 50만개가 판매됐다.

    bhc 관계자는 "사이드메뉴가 인기를 얻으면서 사이드메뉴만은 배달을 시킬 수 없다보니 매장 매출이나 테이크아웃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bhc
    ▲ ⓒbhc
    BBQ는 2017년 치킨앤비어(Chicken&Beer) 카페를 론칭한 이후 소형 점포를 대상으로 카페형 매장 전환을 독려하고 있다. 가맹점이 카페형 매장 전환을 원할 경우 인테리어 비용 30%를 지원해준다. 

    BBQ 관계자는 "카페형 매장 전환의 이유는 가맹점의 수익성 확보에 있다"며 "배달과 함께 홀 매출을 함께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카페형 매장으로의 전환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배달 시장 상황은 배달비로 인한 부담을 소비자와 점포가 함께 지고 있고, 인건비 외에도 배달앱 수수료 등 부수적으로 드는 비용이 많다보니 배달 시장 확대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으로 홀 매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식 시장이 줄어들면서 배달 시장 확대에 주력해온 업계이지만 배달 비중이 높아지면, 매출이 높아진다고 해도 업체가 가져가는 수익은 크게 늘어날 수 없는 구조"라며 "치킨업체들이 그간 배달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온 운영 방식으로는 수익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면서 오히려 다시 홀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