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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부처인지, 코오롱생명과학을 보좌하는 부처인지 의심스럽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재활의학과 전문의)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보사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건강과대안, 건강과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인보사는 지난달 31일 허가 당시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가 발견돼 유통·판매가 중지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국내 허가신청 당시 주성분인 형질전환세포(TC)가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라고 표기했으나, 최근 검사 결과에서는 '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이하 293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달 22일 식약처에 해당 사실에 대해 알리자, 식약처는 29일에 인보사의 자발적 유통·판매중지 사실을 밝혔다.
정 사무처장은 "회사가 3월 22일에 식약처에 알려줬는데 그 사이 식약처는 아무 조치도 안 했다"며 "발사르탄 사태가 알려지자마자 시판 중지하는 등 이렇게 빠르게 대응하던 식약처가 이 약에 대해서는 늑장대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발적인 판매 중단이 될 동안 시간을 벌어줬고, 2액의 안전성에 대해 옹호해줬다"며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102건의 이상반응이 보고됐는데 안전성이 우려될 수준의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승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과 과장은 "식약처가 안전하다고 확신하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며 "임상 결과를 봤을 땐 현재까진 안전하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정 사무처장은 식약처가 인보사에 대한 발표를 약 일주일간 미룬 이유로 ▲첨단바이오법 통과 기간(지난달 28일) ▲안전성 파악·자료 파악 능력 부재 ▲주가 폭락 방지 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이미 법사위에 의해 첨단바이오법이 막혀있는데 식약처장이 직접 찾아가서 중언부언 많은 설명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생각을 달리해서 인보사 사건을 계기로 첨단바이오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오히려 첨단바이오법이 입법화돼야만 인보사와 비슷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정 사무처장은 "첨단바이오법이 계류 중인데 마치 이 법이 인보사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인보사 같은 약이 마구잡이로 생길 수 있게 하는 게 이 법안의 문제인데, 식약처의 집요함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인보사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서도 정 사무처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말고는 가진 정보가 없다는 것을 식약처가 스스로 밝혔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가 사기라면서 왜 허가 취소를 안 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사무처장은 식약처가 주가 폭락을 우려해 발표를 미룬 것으로 의심하면서 "식약처가 경제부처도 아닌데 이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식약처에 대해 연이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식약처는 교차검증할 능력이 전혀 없고, 관리자들의 무능력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또한, 식약처가 독립적 기구가 아닌 정무적 기구로 전락하고 있으며, 강력한 제약산업의 이해당사자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정 사무처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대국민 사기를 쳤다"며 "이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이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윤소하 의원, 정 사무처장, 김병수 건강과대안 운영위원(성공회대 교수),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최규진 인하대학교의과대학 교수, 최덕현 제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백한주 대한류마티스학회 정책이사,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정은영 복지부 과장, 최승진 식약처 과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