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성남지역 탑승률 40%대 그쳐… 평균보다 20%P 낮아접근성·이동소요 시간서 밀려… 우등형 대체 투입 검토터미널 연계성 떨어져… 고속철 보다 불편
  •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고속버스업계가 프리미엄(초우등형) 고속버스의 일부 노선 감축 운행을 검토하고 있다. 수서발 고속철도(SRT)와의 경쟁에서 판정패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고속버스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우등형보다 높은 탑승률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으나 일부 노선에선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금호고속을 예로 들면 현재 프리미엄 고속버스 75대를 보유하고 14개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올 하반기 9대의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다. 주력 투입 노선인 서울~광주 노선의 경우 전체 투입 버스의 10%쯤이 프리미엄 고속버스로 알려졌다.

    금호고속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전반적으로 증가세"라며 "(운행 실적도)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탑승률은 주말은 만차, 주중엔 60%쯤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도입 초기인 2016년 11~12월 광주노선 탑승률이 주중 65%, 주말 87%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같은 기간 부산노선은 주중 69%, 주말 91%로 각각 집계됐다. 도입 1년이 지난 2017년 11월께 탑승률이 50%대로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이용률이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운행거리 200㎞ 제한이 없어지고 신규 투입 노선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노선은 기대와 달리 적자운행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RT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동서울과 성남터미널을 기점으로 하는 노선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하철과 연결돼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SRT가 고속버스 이용객을 흡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들 적자노선의 프리미엄 고속버스 탑승률은 평균 40%쯤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전체 평균 탑승률과 비교하면 20%포인트(P)쯤 낮다.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고속버스조합) 관계자는 "일부 업체·노선의 경우 주말에도 승객을 유인하고자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접근성과 이동소요 시간 측면에서 프리미엄 고속버스보다 SRT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버스업계는 이들 일부 적자노선에서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운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감차 노선과 규모는 확정되지는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저조한 노선에서 아예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를 우등형 고속버스로 대체 투입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고, 국토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선·운행조건 변경은 국토부 인가사항이다. 당장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감차 되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업체로부터 노선·운행 변경 신청이 (공식) 접수된 게 없다"면서 "(신청이 들어오면) 이용 수요, 대체 수단 등을 따져 이용객 불편이 없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대신 우등형을 투입하면 서비스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서비스 전면 중단이 아니고 대체수단도 마련되는 만큼 적자노선의 프리미엄 고속버스 감차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