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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한진그룹 총수로 조원태 회장이 낙점됐지만, 3가지 이슈가 불거져 이목을 끌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총수 지정 관련해서 ▲3남매 갈등설 제기 ▲캐스팅보트 쥔 이명희 ▲한진칼 회장 선임 재조명 등이 크게 이슈화됐다.
우선 한진그룹이 마감 시한 내에 서류 제출을 하지 못하면서 3남매 갈등설이 불거졌다. 한진그룹이 8일까지 서류 제출을 못하면서 공정위는 당초 9일 발표 예정이던 것을 15일로 연기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에 15일까지 제출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여기서 왜 한진그룹은 마감 시한 동안 동일인 지정을 하지 못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인 조원태 회장,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간의 불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것.
이같은 관측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 탓이다. 현재 3남매가 보유 중인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은 거의 비슷하다. 조현아 전 부사장(2.31%), 조원태 회장(2.34%), 조현민 전 전무(2.30%)가 각각 한진칼 지분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그가 보유 중이던 한진칼 지분을 누가 얼마만큼 상속 받는냐에 따라 경영권 승계가 결정되기 때문.
조양호 전 회장은 한진칼 보통주 17.84%(1055만3258주) 및 우선주 2.40%(1만2901주), 대한항공 보통주 0.01%(1만4130주) 및 우선주 2.40%(2만6698주), (주)한진 6.87%(82만2729주), 정석기업 20.64%, 토파스여행정보 0.65%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한진칼 지분 17.84%의 향후 행방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조 전 회장의 유언장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유언장이 없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언장이 없으면 법정 상속 비율은 1.5(배우자):1(장남):1(장녀):1(차녀)이다. 즉, 배우자였던 이명희 여사는 33.3%,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각각 22.2%를 받게 된다.
즉, 3남매의 기존 보유 지분에 법정 상속 비율대로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나눠지면 이명희 5.88%, 조현아 6.23%, 조원태 6.26%, 조현민 6.22%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현아와 조현민이 목소리를 높이면서 조원태 회장을 압박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
3남매간 지분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명희 여사가 누구 손을 들어주는냐에 따라서 경영권 승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3남매간의 화합과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유일한 구심점이기도 하다. 특히 아직 미혼인 조현민 전 전무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전체 구도에 있어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세번째로 석연치 않은 것은 지난달 24일 한진칼 이사회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점이다. 3남매 갈등이 촉발됐으면 조 사장이 그룹 지주사 회장으로 됐을때부터 진통이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조원태 회장 체제로 무난하게 경영권이 승계되는 것으로 봤다. 그런데 느닷없이 공정위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에서 제동이 걸려 그 배경에 의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가족간의 갈등이 불거졌다가 다시 급하게 봉합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도대체 한진그룹 오너일가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욱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명희 여사를 비롯한 3남매는 아직까지 어떠한 구체적인 설명 또는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상속 및 경영권 승계를 놓고 가족들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는지, 아니면 임시로 봉합해 놓은 것인지 향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