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미중 무역분쟁, 훨씬 심각한 상황 올수도"변동성 확대… 시장 위기감 고조"아웃리치(접촉)강화해 관세부과 제외 대응"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5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5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협상이 '노딜'(No Deal)로 끝나면서 양국간 관세폭탄을 주고받는등 무역분쟁이 격화되자 정부가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미국이 수입 자동차 관세부과에 대한 최종결정을 최장 180일 연기한 것에 대해 "정부는 미국과의 아웃리치(접촉) 활동을 강화해 한국이 관세부과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추가대책을 검토하고, 모든 상황에 대비한 여러 계획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완성차는 81만대로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에 달한다.

    앞서 미국 행정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결정을 6개월(180일) 미루기로 결정했다. 

    홍 부총리는 “관세부과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한 국가는 없었지만 개정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우 미국의 국가안보위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별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의 아웃리치 활동 강화, 모든 상황에 대비한 컨티전시(비상대응계획) 플랜 보완과 함께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 사진은 올해 1월 14일(현지시간) 기아자동차가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텔루라이드의 모습. ⓒ연합뉴스
    ▲ 사진은 올해 1월 14일(현지시간) 기아자동차가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텔루라이드의 모습. ⓒ연합뉴스

    홍 부총리는 “브렉시트와 자동차 232조 조사 등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에 정부가 대응해 왔지만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하는 미중 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갈등으로 수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산업별 대책 마련과 무역금융 지원을 병행해 수출시장 및 품목 다변화 노력을 각별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주가, 환율 등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라며  “해외수주, 수출, 조선, 반도체, 중소·벤처 등 올해 발표한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그는 이어 “6월 중 소비재, 디지털무역, 서비스업 등 후속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5월부터 해외수입자 특별보증,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등 신규 무역금융 5000억원 및 수출마케팅 지원확대 등 단기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국회에 대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통과 요구도 잊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수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겠다"면서 "이번 달 국회에서 추경을 심의·의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에는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무역금융 확대, 수출마케팅, 해외수주 확대 등 수출·내수보강 사업이 반영돼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 턱밑까지 오르는 등 원화 가치가 1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폭락한 것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은 사상 최고 수준의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으로 대외건전성을 유지했고 올해 외국인증권자금이 최근에도 순유입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변동 폭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을 다독였다.

    이어서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을 24시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가동하는 등 빈틈없는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에 지나친 쏠림현상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 적절한 안정조치를 통해 시장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한-말레이시아 및 한-필리핀 FTA 추진계획,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향후 계획을 논의해 신남방정책 및 교역 상대국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우리 전체 수출의 39%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양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고 각종 보복조치를 경고하는 등 무역갈등 수위를 높임에 따라 이날 긴급하게 대응 방향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소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