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I 선포하면서 '사명 변경 적극 검토' 언급사명과 로고 통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2020년 재도약 위한 강한 의지 나타냈다는 분석
  • ▲ 부산신항 터미널(HPNT)에 정박한 현대상선 선박. ⓒ현대상선
    ▲ 부산신항 터미널(HPNT)에 정박한 현대상선 선박. ⓒ현대상선
    현대상선이 36년 만에 사명을 변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에 CI(기업 이미지)를 통합한 데 이어 사명 변경까지 적극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사명 변경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진행된 현대상선의 사명 변경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상선은 1976년 현대그룹 계열의 아세아상선으로 출범해 1983년 현대상선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로고를 'HYUNDAI'에서 'HMM'으로 교체했으나 갑작스런 교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CI 변경은 미뤄진 바 있다.

    이번에 새 CI를 선포하면서 현대상선은 국내외 모두 통합된 'HMM' CI를 사용하게 됐다. 현대상선은 국내에서는 지난 1983년부터 한글로 표기된 '현대상선'을, 해외에서는 1996년부터 'HMM'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현재 사명 변경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이미 CI로 사용하고 있는 HMM을 사명으로 확정해 사용할지 다른 사명을 사용할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선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명과 로고를 통일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호가 혼용될 경우, 화주와 선사 등 거래처에서 헷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명 변경은 현대상선의 강한 재도약 의지를 나타낸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이 투입되는 2020년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올해 들어 쇄신 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 주주총회를 통해 배사장은 물론 컨테이너사업 총괄 부사장, 사외이사 등 외부 인사를 대거 수혈하는 등 인적 쇄신 작업도 이뤄졌다. 이사회 구성원 중 현대상선 출신인사는 송요익 전 컨테이너사업총괄 전무가 유일하다.

    배재훈 현대상선 신임 사장도 인적 쇄신과 함께 수익성 제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배 사장은 "일하는 방법과 사고를 바꾸지 않고서는 변화할 수 없다"며 "고객만족을 위해선 경쟁 선사와 차별화 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명 변경을 통해 현대그룹과의 선긋기로 확실한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6년 8월 계열분리했지만, 사명과 로고를 그대로 사용해 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을 현대그룹 계열사로 여전히 인식하기도 했다.

    실제로 재도약을 위한 준비도 순항 중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3159억원, 영업적자 10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1조1120억원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적자는 여전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사명 변경 검토를 직접 언급한 것은 재도약을 위한 새출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들어 인적 쇄신 작업과 수익성 제고 방안 모색을 통해 재도약을 위한 채비를 점점 갖춰가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