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고 최저임금 속도 조절해야"'2.6%→2.4%' 성장률 낮아지는 원인, 수출부진 탓무역분쟁 심해지면 2.2%까지도 후퇴 경고
  •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수출회복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KDI도 올해 한국 경제가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이달 14일 부산항 감만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수출회복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KDI도 올해 한국 경제가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이달 14일 부산항 감만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여기에 내수경기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미·중 무역분쟁 악화까지 겹치는 상황에 몰려 있다. 

    KDI는 금리를 내리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추는 등 정책적으로라도 긴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 KDI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내렸다. 지난해 하반기에 전망했던 2.6%에서 0.2%포인트 하향조정한 것이다. 전날 OECD가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같다.

    내년에는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2.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에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의 가장 큰 요인은 당시 예상한 것보다 대외경제 상황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낮아진 데 있다"며 "우리 경제의 전반적 경기는 수출에 좌우된다"고 못박았다.

    KDI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정도 △미·중 무역분쟁 향배가 한국경제 성장세에 주요한 대외 리스크가 될 것으로 꼽았다. 

    김현욱 실장은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겠지만 수요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적이면서 심각한 하방 위험요인”이라고 우려했다.

  • ▲ '심각한 KDI' 김현욱KDI 경제전망실장(왼쪽)과 정규철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는 이날
    ▲ '심각한 KDI' 김현욱KDI 경제전망실장(왼쪽)과 정규철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는 이날 "국내 경제는 2019년에 내수·수출 모두 위축돼 2.4% 상장할 것"으로 예상했고 "2020년에는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2.5% 내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KDI는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등의 리스크가 겹치면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 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6월 말까지 결정해야 하는데 최근 청와대발 소식으로 3~4%인상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당장 내년부터 주52시간제 근무가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대폭 확대된다. 

    일본 노무라증권(1.8%), 캐피털이코노믹스(1.8%), ING그룹(1.5%) 등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은 “2분기 성장률 예측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그런 조짐이 나타나면 금리 인하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가팔랐기 때문에 앞으로 인상 폭이 커질 경우 경제에 미칠 부작용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을 정책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페이스북에 "작년의 경상(명목)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파이가 커지지 않는데, 골고루 나누기만 하면 뭐합니까. 이제는 통화확대, 재정적자를 통한 경기부양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면서 "올해 1분기 1.8%성장과 설비투자 감소, 경기동행·선행지수의 계속된 하락, 총수요 요소 중에 투자·수출·투자 감소, 30-50대 고용감소, 거의 유일하게 실업률 증가,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성장 예측치 하락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며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가늠하기가 힘들다"며 "반도체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출이 살아날지 불분명하고 1%대 성장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등 다른 주력 업종들도 살아날 모멘텀이 없어서 추락을 막을 요인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