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입국장 면세점' 31일 개장…담배·명품 판매제외, 술·화장품 주력공사 "연 매출액 향수·화장품 64.7% 예상"… 업계 "수익 내기 어려울 것" 전망에스엠면세점·엔타스듀티프리, 주류·화장품 판매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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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입국장 면세점이 오는 31일부터 영업에 들어간다. 지난 3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에스엠면세점(AF1)과 엔타스듀티프리(AF2)가 선정되면서 사업자들은 두 달간의 준비과정 거쳐 오픈을 앞두고 있다. 해외여행객들은 출국장이나 시내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여행 내내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입국할 때 면세품을 구입하면 된다.

    인천공항은 입국장 면세점 연매출이 총 1062억원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연 매출에서 향수·화장품 품목이 64.7%(687억원)를 차지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은 다르다.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만큼 인천공항의 예상보다 매출이 밑돌 것이란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면적이 협소한 데다 최대 효자상품으로 꼽히는 명품과 담배를 팔 수 없기 때문이다. 1인당 구매 한도도 현행 휴대품 면세 한도인 600달러까지만 허용된다. 면세업계에서도 당장의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총매출(18조9602억원) 중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3.9%(7342억원)로 다소 비중이 낮았지만 매출이 줄지 않는 스테디셀러였다. 면세점 담배 매출은 2018년 기준 전년동기대비 18%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한도(600달러)가 늘어난 것도 아닐뿐더러 휴대성이 높은 향수나 화장품은 할인율이 높은 출국장이나 시내·인터넷면세점을 이용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매출이 낮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여행을 마치고 입국할 때는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져 구매력도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담배 판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매출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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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신규 사업자들은 주류·화장품 판매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면세업계는 주류 판매 비중이 50%로 가장 많고, 나머지 15~20%를 기타 품목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류는 우선 기본적으로 부피가 크고 무겁다. 국내에서 구매해 여행기간 내내 갖고 다니거나 해외나 기내에서 사서 들고 오려면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데 비해 입국장에서 구매하면 그런 불편이 없다. 한 병(1리터, 400달러 이하)까지는 면세품 구매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한도가 찼어도 마음만 있다면 구매를 망설일 필요도 없다.

    나아가 화장품 판매에도 팔을 걷어붙일 전망이다. 에스엠면세점(AF1)은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 측은 “T1은 동편·서편으로 나눠져 있다. 후·오휘·숨·빌리프 등 4개 브랜드의 통합매장 형태로 동편·서편에 각각 입점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 헤라, 라네즈 등 브랜드가 입점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 개장과 함께 면세품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입국장의 혼잡을 틈타 불법 물품이 반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곳은 세계 73개국, 149개 공항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내년까지 730억원의 매출이 창출되고, 직·간접적으로 일자리 580여개가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과 경쟁 중인 국제공항 대부분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해 입국 승객들에게 구매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여행 기간 내내 면세품을 휴대해야 하는 불편이 해소돼 국민편익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