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FRN 1억弗 발행올해 8조 투입… OLED 전환 가속페달적자 이어 신용등급도 떨어졌는데… "자본시장 신뢰도 이상無"
  •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공장 조감도 ⓒ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공장 조감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홍콩에서 사모사채 방식으로 1000억 원이 넘는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잇딴 적자에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는 등 자본시장에서 투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 마련한 3조 규모 신디케이트론과 함께 자금줄에 숨통이 트였다. 마련된 자금은 올해만 8조 원 가량이 투입되는 OLED 전환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홍콩에서 변동금리부 무보증 사모사채(FRN)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금액은 1억 달러(약 1 200억 원)로 만기는 4년, 이자율은 3개월 리보(3ML)에 1.47%를 가산한 수준이다. 주관은 홍콩우리투자은행이 맡았다.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홍콩에서 FRN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RN은 통상 금리가 급변하는 시기에 금리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주로 활용되는 자금 조달 수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중국 현지 은행으로부터 200억 위안(약 3조 2000억 원) 규모의 장기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한 이후 4개월 여만에 이뤄진 또 한번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처럼 LG디스플레이는 최근들어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만 8조 원이 들어가는 OLED 전환투자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수혈이 필수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20조 원을 투입해 OLED 설비 투자를 진행키로 한 LG디스플레이는 특히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자금 소요는 많지만 자체적인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국발 LCD 가격 경쟁이 이어지며 몇 년째 실적은 감소세를 이었고 지난해부터는 적자 전환하고 적자폭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조 4000억 원 규모로 지난해 연말 기준보다 1000억 원 가량 늘었지만 넘치는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이다. 여기에 잇딴 실적악화로 현금창출능력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재무 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하는 LG디스플레이는 신용평가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초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기존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만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더구나 국내 회사채 발행으로는 만기가 도래한 기존 회사채 상환에만 쓰이기도 빠듯하다.

    이번 FRN 발행이 LG디스플레이에게 더욱 단비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 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규모 OLED 투자금 마련 방안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던 투자자들과 시장 관계자들에게도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자금을 확보한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신규 OLED 생산설비 준공과 OLED 전환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생산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이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조만간 마무리 하고 오는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주 6세대 OLED 라인도 올 연말 양산에 돌입하고 10.5세대 OLED 공장 'P10'은 2021년 생산을 개시하며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