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 1009억, 대우건설 985억, SK건설 626억 보다 높아영업이익률 '11.5%', 10대 건설사 '최고'… 포스코건설 '10배'"주택부문 치중 포트폴리오, 실적 변동성 확대"… 중장기 부담
  •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 DB
    ▲ HDC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 DB

    '아이파크'로 잘 알려진 HDC현대산업개발이 주택 부문 호조로 1분기 높은 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택 부문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적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회계기준 변경 및 인적분할 여파로 재무건전성이 약화된 만큼 중장기 실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HDC현산은 연결 기준 10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HDC현산보다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높은 △현대엔지니어링(6위) 1009억원 △대우건설(4위) 985억원 △SK건설(9위) 626억원 △포스코건설(7위) 21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1.5%를 기록, 10대 건설사 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률이 가장 낮은 포스코건설 1.30%의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1분기 10대 건설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91%다.

    순이익도 855억원으로 롯데건설(681억원), SK건설(537억원), 대우건설(494억원), 포스코건설(203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채산성이 높은 주택 부문의 호실적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철 HDC현산 사장의 원가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원가율을 기록했지만, 그에 앞서 고수익의 자체사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의 원가율은 82.7%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10개사 평균 원가율은 88.5%다. 특히 분양 부문의 원가율은 68.5%로 공사 수익 이상의 이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자체사업 부문의 이익률은 25.6%에 달했다.

    자체사업을 포함한 주택 부문의 매출 비중은 86.1%에 달하며 영업이익은 1079억원으로, 일반건축 부문의 영업손실 58억원을 상쇄시켰다.

    문제는 앞으로다. 주택 의존도가 매우 높은 사업 구조는 주택 경기에 따라 수익성 및 현금흐름 변동성의 증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앞서 HDC현산은 2015년 2만2000가구, 2016년 9800가구, 2017년 1만3000가구, 2018년 1만4000가구를 공급했으며 올해도 1만90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높은 수준의 주택 부문 매출 비중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

    특히 8.2대책, 9.13대책 등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및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미분양 부담 확대로 주택 경기 하강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 ▲ 자료사진.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5월 선보인 '광주화정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 ⓒHDC현대산업개발
    ▲ 자료사진.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5월 선보인 '광주화정 아이파크' 견본주택 내. ⓒHDC현대산업개발

    더군다나 자체사업의 경우 용지 확보를 위한 대규모 선투입자금이 소요되며 분양 및 입주 성과에 따른 자금회수 시기에 불확실성이 존재해 자금창출력의 변동성이 높은 수준이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자금 투입부터 회수까지의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자금 부담이 심화되기도 했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주택 부문에 집중돼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인해 주택 경기에 따라 영업실적 및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향후 신규현장의 분양률, 준공현장의 입주율이 중장기 영업실적 및 현금흐름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가계부채 및 부동산 관련 정책과 주택 경기의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보유 완성주택 규모가 대형사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완성주택은 시장에서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으로, HDC현산은 2100억원 규모의 완성주택을 갖고 있다. 이는 관련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8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로, 7개사 전체 물량 1542억원보다 높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5월 인적분할 과정에서 재무안정성이 분할 이전에 비해 저하됐다는 점이다. 대다수 투자자산과 자회사 지분은 지주사(HDC)로 이관되고, 부채는 HDC현산이 대부분 승계 받은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회계기준 변경의 여파로 자체사업 관련 선수금도 증가하면서 재무구조가 열위해졌다. 회계기준 변경 이전에 국내 건설사들은 선분양제를 토대로 일정기간마다 내는 중도금을 진행률 기준으로 산정해 수익으로 잡았다.

    하지만 IFRS15의 수익인식 기준은 고객으로 자산의 통제권이 완전히 넘어간 상태일 때다. 아파트가 준공되기 전까지 수익으로 인식할 수 없는 셈이다. 대신 그동안 수익으로 인식됐던 미리 받은 분양대금과 중도금은 부채로 잡힌다.

    1분기 기준 HDC현산의 부채비율은 153%로, 10대 건설 평균 12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9.4%로 평균 24.6%에 비해 불안한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계열 관련 재무부담도 안고 있다. HDC아이파크몰과 HDC아이앤콘스 등을 위해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약정금액은 4766억원에 이른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지주회사인 HDC가 투자를 담당하고 HDC현산은 본업인 건설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 소요는 점차 축소될 전망이지만, 계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계열의 재무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시황에 따른 사업가변성이 높은 민간주택 부문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공공 및 토목‧플랜트 공종에 비해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나 자체사업의 경우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사업인 만큼 분양 성과가 저하될 경우 이익 및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